중고생 컴퓨터작품공모 大賞 김현중군 "세계시장 휩쓸겠어요"

  • 입력 2000년 6월 25일 19시 42분


동아일보와 건국대가 공동 주최한 ‘전국 중고생 창의적 컴퓨터작품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김현중군(18·서울 한성고 2학년·사진). “이번에 제가 만든 작품은요…”라며 말을 꺼낼 때부터 장난기가 넘쳐흐른다. ‘이런 개구쟁이가 어떻게 수십시간씩 일해야 하는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김군이 만든 프로그램 ‘비디오채트’는 전문가들도 깜짝 놀랄 만큼 수준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8명이 한꺼번에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러 가지 알고리즘을 조합해 이미지 압축 시간이 크게 짧아졌으며 전송시간도 단축됐다.

김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친구 집에서 처음 컴퓨터를 보았다. 이후 친구집과 학교 전산실을 드나들며 독학으로 사용법을 익혔다. 프로그래밍을 배운 건 6학년 때부터. 부모님이 486컴퓨터를 들여놓자 책을 보며 밤새도록 프로그래밍을 익혔다.

중2 때 드디어 ‘천상의 비밀’이라는 머드게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준 사람이 게임업체에서 받기로 한 4000만원을 갖고 줄행랑을 쳤단다. “아깝다”는 말을 하면서도 크게 개의치 않는 걸 보니 아직 돈 욕심은 없어 보인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땐 ‘이미르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이웃 아저씨와 함께 차렸다. 이 회사는 메틴(www.metin.co.kr)이라는 그래픽 머드게임을 제공하는데 현재 회원수가 3000명에 달한다. 하지만 김군은 게임이 상용화되기 전에 손을 뗐다. 대학 진학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 그때부터 컴퓨터 실력으로 대학에 가기 위해 공모전 준비를 시작했다.

꿈이 뭐냐고 묻자 당장 “벤처기업 사장”이라고 대답한다. 그는 “‘칵테일’을 만든 이상협사장이 나의 우상”이라며 “윈도 응용프로그램과 네트워크 업계에서 세계시장을 석권해 보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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