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열어보니 ‘끓는 물 수능’?…높아진 등급컷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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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2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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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수험생들, 수능 관련 커뮤니티에 걱정 쏟아내

뉴시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과목 만점자가 6명인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지난해보다 9명이나 줄어든 만큼 ‘불수능’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또 다른 이유로 ‘멘붕’에 빠졌다.

입시정보업체 진학사와 유웨이 등에 따르면, 올 수능 국어 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은 표준점수 131점(원점수 88점·이하 추정치)이다.

앞서 입시업계가 수능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한 원점수 기준 국어 1등급 커트라인은 87점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86점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실제론 예상보다 1~2점정도 높은 셈이다.

2등급 커트라인도 원점수 기준으로 예상보다 2점 올라간 82점이다. 수험생들 사이에선 ‘1등급은 몰라도 2등급에서 2점이나 차이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수리 영역 나형도 예상과 꽤 차이가 있었다. 당초 예상된 1등급 커트라인은 원점수 기준 88점이 우세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92점이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선 1등급 비율이 예상(7~8%)보다 4~5%포인트 가량 오른 12.66%(5만3053명)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도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생활과윤리(사회탐구)는 1등급과 2등급 커트라인이 각각 48→50점, 45점→47점으로 올랐다. 특히 물리학2(과학탐구)는 예상대로 1등급 커트라인이 50점 만점이었다. 하지만 47점으로 예상됐던 2등급 커트라인이 1등급과 동일했다. 1점 차이라도 나면 2등급을 놓친다는 의미다. 3등급 커트라인은 45점이었다.

수능에선 단 1점 차이도 큰 타격이다. 등급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고, 표준점수·백분위 등 입시에 활용되는 지표에도 꽤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매년 가채점 결과에서 1~2점 정도의 오차는 나타난다. 하지만 올해 유독 여러 과목에서 오차가 발생했고, 그 차이가 컸다는 의견이 많다.

당황한 수험생들은 수능 관련 커뮤니티에 걱정 가득한 글을 올렸다. 이용자가 몰려 한때 마비된 커뮤니티도 있을 정도. 이들은 ‘불수능인 줄 알았는데 까보니 끓는 물’이었다며 당황스러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이번 수능 결시율이 역대 최고인 13.17%(6만4648명)에 달한 점이 가채점 오차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많다. 수능 점수가 필요하지 않은 일부 수시전형 합격 학생들이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시험을 치르지 않으면서 난이도와 별개로 등급 커트라인이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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