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원로들 “굴뚝농성 401일째…대통령·국회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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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7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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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연대책임 저버린 세상이 강성”…공개 서한 발송

진보사회 원로들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News1
진보사회 원로들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 News1
고용승계와 단체협약 이행을 주장하는 파인텍 노동자들의 ‘굴뚝농성’이 400일을 넘긴 가운데, 진보진영 원로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타플렉스(파인텍) 고공농성-무기한단식 해결 촉구 사회 원로모임은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스타플렉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김중배 전 MBC 사장,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원로모임은 “노동자들이 두 번의 겨울을 굴뚝 위에서 보내게 할 수 없다. 408일을 넘겨서는 안 된다”면서 “촛불항쟁으로 최소한 ‘노동존중’을 이야기하는 나라에서 400일이 넘는 고공농성, 이것은 나라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극한의 하늘 끝에 매달린 저들이 괴물이 아니라, 그들을 내려오게 하지 못하는 이 세상이 괴물이며, 정상적인 고용을 보장하라는 노동자들이 강성이 아니라, 최소한의 도덕과 윤리, 공동체의 연대책임을 저버린 이 세상이 강성”이라면서 대통령과 청와대, 국회가 적극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노동자가 70m 넘는 꼭대기에서 찬바람에 1년 넘게 농성 중이지만, 촛불 대통령이라는 문재인정권은 아무런 말이 없다”며 “정부는 고공농성이 어떻게 시작된 것인지 사태를 파악하고, 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당장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중배 전 MBC 사장도 “노동자들은 언제부턴가 허공에 내쫓겨 헐떡거리며 허공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살고 있다. 이게 ‘사람이 먼저’인가”라며 “모든 사람이 땅을 밟고 땅과 함께 숨 쉬며 살 수 있게 노동자들을 허공에서 내려오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외에도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명진스님, 문규현·문정현 신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신경림 시인, 홍세화 노동당 고문, 황석영 소설가 등 사회 원로(중진) 148명이 스타플렉스 김세권 사장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송한 공개 서한에 서명했다. 이 서한은 청와대와 국회, 노동부, 국가인권위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금속노조 소속 홍기탁 전 파인텍지회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12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라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사측이 파인텍조합 5명의 고용과 노조를 승계하며 선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이들의 굴뚝농성은 이날로 401째로, 오는 24일이 되면 408일이 돼 앞서 구미에서 같은 문제로 굴뚝농성을 했던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의 농성 일수와 같아지게 된다. 당시 사측은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상황이다.

파인텍 노동자와 금속노조 등은 지난 6일부터 닷새동안 청와대 앞부터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 사무실 앞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벌였고, 지난 11일부터는 차 전 지회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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