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값 1137원… 가뭄에 1년새 62% 급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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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급조절 나섰지만 오름세 지속… 25% 저렴한 중국산 수입 증가할듯


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양파 가격이 이틀 전보다 7%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양파의 수입이 늘어나 국내 양파 농가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26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양파 1kg(상품 기준)은 1137원으로 주말 직전인 24일(1066원)보다 약 7%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701원)보다는 62%나 올랐다.

양파값이 갑자기 오르면서 정부는 양파 수급과 관련해 ‘심각’ 단계를 발령하고 물량 조절에 나서기 시작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생산자단체와 저장업체 등에 양파의 매점매석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제때 출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른 채소에 비해 양파의 가격이 유난히 치솟는 것은 가뭄 시기와 양파 수확기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유통소비국장은 “가뭄으로 양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농민들이 커지기를 기다리다 수확 시기를 놓쳤다. 이런 상황에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오르자 생육이 멈춰 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5월 중순부터 지속된 가뭄의 영향으로 크기가 평년보다 작고 지역별로 생산량도 크게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국내산 양파 가격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중국산 양파 가격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 때문에 국산-중국산 양파의 가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양파 생산량이 많은 중국 산둥성은 현재 1차로 양파 수확을 완료한 상태다. 국내에서 수확기 피해가 집중된 만생종 양파는 중국에서는 지금 수확 중이다. 중국산 양파 가격은 kg당 850원 수준으로 국내산보다 25%가량 저렴하다. 농경연은 “중국산 양파가 국내산보다 저렴해 앞으로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파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경원은 “6월 중순 이후에도 평균 도매가격은 비슷하지만 수입 양파가 들어오면 가격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뭄에 양파 가격이 오른 것은 올해만이 아니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려 ‘가뭄 추경’까지 편성됐던 2015년에는 양파 가격이 두 달 만에 두 배 가까이로 오르기도 했다. 당시에는 양파 재배면적이 급격히 줄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2014년 양파 풍년으로 값이 폭락하자 이듬해 농민들이 대거 양파 농사를 포기해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양파값#물가#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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