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대중문화 동반시대]드라마 보면 돈이 보인다

  • 입력 1999년 1월 10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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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돈이다.

일본 대중문화산업은 인기드라마를 그냥 두지 않는다. 드라마가 ‘뜰’ 조짐이면 제작현장에 지어진 오픈 세트는 물론 드라마에 등장하는 각종 소품 또는 인물의 캐릭터를 개발한 상품들이 등장한다.

특히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은 ‘NHK대하드라마’ 제작진에 시설 등을 싼 가격에 빌려주는 대신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

오키나와현이 복원한 류큐왕조의 왕궁이 93년작 ‘류큐의 바람’에서 드라마 세트로 활용되는 바람에 관광명소가 됐다. 또 87년 ‘독안룡 마사무네’ 방영때는 야마나시시에 세워진 드라마 세트를 보기 위해 1백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렸다는 통계도 있다.

SBS ‘모래시계’로 유명세를 얻은 강원 정동진에 올해초 수만명의 해돋이 관광객이 몰렸다지만 우리의 경우 드라마의 상품화는 초보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방송사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드라마 오픈 세트를 허술하게 지은 뒤 촬영이 끝나면 허물어버리고 지방자치단체의 반응도 시큰둥하다.

그런데 KBS가 경북 문경시와 10월부터 방영되는 대하드라마 ‘왕건’의 오픈세트를 세우기로 합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윤흥식 드라마국주간은 “고려시대 유적중 드라마의 배경으로 사용할 만한 공간이 없어 산성이 있는 문경지역에 대규모 오픈 세트를 짓기로 했다”며 30억원이상으로 예상되는 미술비 중 상당액이 오픈 세트 제작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문경시가 약 1만여평에 이르는 토지를 무상으로 KBS에 빌려주고 KBS는 오픈 세트를 촬영이 끝난 뒤 철거하지 않고 시에 기증키로 했다. 문경시는 산성과 ‘왕건’의 촬영현장인 드라마 세트를 연결시켜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윤주간은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에는 고려시대의 유적이 상당부분 보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성 현지촬영과 작가 이환경씨의 방북 취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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