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수영]'다이빙 퀸' 푸밍샤 화려한 부활

  • 입력 2000년 9월 29일 01시 41분


‘다이빙 여왕’ 푸밍샤(22·중국)는 건재했다.

28일 시드니올림픽수영장에서 벌어진 다이빙 3m 스프링보드 여자부 결승.

푸밍샤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다이빙 10m 플랫폼 우승에 이어 96애틀랜타 3m 스프링보드와 10m 플랫폼을 석권했던 푸밍샤는 이로써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어 올림픽 다이빙의 공동 다관왕에 올랐다.

푸밍샤 이전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4개 따낸 선수는 ‘다이빙의 전설’ 그레그 루가니스와 50, 60년대 ‘다이빙 여제’ 패트리카 매코믹(이상 미국) 두 명뿐.

이번 대회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료 궈징징(19)과 손발이 맞지 않아 은메달에 그쳐 사상 첫 5관왕에 오르는 데 실패한 푸밍샤는 이날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이 그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최종 5차 시도에서 12명의 출전선수 중 맨 마지막으로 다이빙대에 나선 푸밍샤는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펄쩍 펄쩍 뛰어나가 스프링보드를 밟고 훌쩍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눈 깜짝할 사이 한 바퀴 반을 돌면서 동시에 몸은 옆으로 두 바퀴 반을 비트는 고난도 연기를 펼친 뒤 그는 ‘날카로운 한 자루의 칼처럼’ 물보라 없이 수면 밑으로 사라졌다.

다이빙넘버 5335D 난이도 2.9짜리 기술. 7명의 심판으로부터 8.5에서 9.0포인트까지 점수를 받은 푸밍샤는 유펜 코치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푸밍샤의 경쟁자는 다름 아닌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 파트너였던 팀 동료 궈징징. 3차시도 때만 해도 궈징징에게 5.88포인트를 뒤졌던 푸밍샤는 4차 시도에서 난이도 3.0짜리를 실수 없이 연기해내 1.58포인트 차로 간신히 역전에 성공했다.

다이빙에서 5포인트 이내의 점수는 손 떨림 하나에도 뒤집힐 수 있는 것. 그러나 역시 올림픽에 3회 참가한 노련미가 있는 푸밍샤는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인 5차시기를 놓치지 않고 동료이자 경쟁자인 궈징징을 11.61포인트 차로 앞서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열 세 살이던 91년 세계선수권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무대에 등장한 푸밍샤는 그동안 무적의 기량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진 다이빙 기계’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연간 3만번이 넘는 다이빙훈련은 물론 자세를 교정한다는 이유로 아홉 살 때부터 하루에 2, 3시간씩 자신의 다리를 체중으로 누르는 것을 눈물을 흘리며 참아내야 했기 때문.

96년 은퇴를 선언하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푸밍샤는 “나는 다이빙과 떨어질 수 없다”며 지난해 스스로 다이빙장에 되돌아왔다.

<전창기자>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