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한국을 알리는 외교관[카디르의 한국 블로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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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아이한 카디르(한국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 한국외대 국제개발학과 교수
아이한 카디르(한국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 한국외대 국제개발학과 교수
공공외교는 다른 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국의 정책, 가치, 문화를 안내하며 영향을 미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 서로 관계를 형성하려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공공외교의 핵심 주체는 정부 기관이다. 그렇지만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정부 기관보다 민간인, 민간단체가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핵심적인 공공외교 기관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다. 특히 2016년 만들어진 공공외교법이 한국국제교류재단을 공공외교 추진 기관으로 지정했다. 이 법은 ‘국가는 공공외교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부문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필요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 ‘국가는 공공외교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민의 참여를 증진하기 위하여 교육 및 홍보 등 필요한 노력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민간이 공공외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법으로도 인정한 것이다.

그렇지만 공공외교란 용어는 다소 어렵고 낯설다. 국민이 먼저 공공외교가 뭔지 알아야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다. 이번 공공외교주간은 24∼26일이다. 국민이 참여하는 국제교류재단 행사에 대한 안내와 성과도 발표할 예정이니 공공외교에 대해 알고 싶은 국민들을 위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전문가의 발표와 토론, 그리고 주한 대사관 및 해외 기관의 사례, 전시 및 공연도 같이 준비됐다.

올해는 ‘소프트파워 30’이란 보고서가 처음 한국에서 발표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정받는 소프트파워 분야 보고서다. ‘문화’만 핵심적으로 분석하는 다른 보고서들보다 더 포괄적인 보고서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의 소프트파워 순위는 지난해 20위에서 올해 19위로 올랐다.

한국이 평가가 좋았던 항목은 디지털(5위) 분야다. 특히 전자정부 참여는 비교 대상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교육 평가 항목은 지난해 15위에서 올해는 12위다. 세계 200대 대학 랭킹에 고려대까지 들었고, 외국 유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8000여 명 늘어난 것이 기여했다. 문화 평가 항목은 12위로 나왔다. 이 연구에서 케이팝 인기를 잘 나타내는 ‘유튜브’ 관련 지수가 있다면 한국이 더 앞서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국제 참여 평가 항목은 지난해보다 두 계단 떨어진 16위로 나타났다. 정부 및 인권 관련 평가 항목은 한 계단 올라갔지만 아직도 20위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국제 분야는 지난해 26위, 올해 23위였다.

이 결과들은 한국이 계속 국제지수와 설문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좋은 경향이다. 다만 공공외교가 한국의 대외정책이나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려면 보충이 필요한 부분들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를 소프트파워 30 보고서 결과를 바탕으로 할지, 다른 연구를 바탕으로 할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현재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 다음에 개선할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포괄적으로 마케팅 중심 국가 브랜딩만으로 해결될 것은 아니다. 하나하나 보충이 필요한 부분들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야한다. 이 연구를 한 다음에 우선순위와 목적을 잘 세우고, 공공외교 활동이 이 목적을 이루는 데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이번 공공외교주간은 국민이 공공외교를 쉽게 알 수 있고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계기다. 무엇보다도 10년 가까이 된 한국 공공외교 역사상, 이러한 행사를 열게 된 것은 앞으로 한국의 공공외교에 커다란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한 카디르(한국이름 한준) 터키 출신 한국인 한국외대 국제개발학과 교수
#외교관#공공외교#한국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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