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2등 당첨자 "이웃에 다 줄래요"…2180만원 기탁

  • 입력 2003년 2월 14일 19시 15분


코멘트
로또복권에 당첨된 40대 자영업자가 당첨금의 70%가량을 투병 중인 이웃에 전달했다.

울산방송(UBC)은 “8일 제10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2등에 당첨된 김모씨가 ‘뇌척수염을 앓고 있는 김모양(11)에게 전달해 달라’며 세금을 공제한 수령액 3180여만원 가운데 2180여만원이 든 통장과 도장을 방송사에 기탁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방송사 관계자에게 “열심히 노력해서 번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아 생긴 돈인 만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미련 없이 기탁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자신의 신원은 알리지 않았다. 40대 초반의 김씨는 소규모 설비업체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에 앞서 수령금 중 1000만원을 자신의 친구 1명에게 줬다. 복권 10만원어치를 공동 구입하면서 누가 당첨되든 당첨금의 3분의 1은 상대에게 주기로 했던 친구와의 약속을 지킨 것.

성금을 전달받게 된 김양은 2001년 말 뇌척수염을 앓은 뒤 현재까지 누워서 지내고 있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워 최근에는 치료마저 제대로 받지 못해 애를 태워왔다.

김양 어머니(35)는 “딸이 자리에서 일어나면 큰 도움을 준 김씨에게 가장 먼저 찾아가 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jr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