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에 바란다⑪]서정우/정부-언론견제 균형조화를

  • 입력 1998년 2월 22일 21시 51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 정부와 언론의 관계는 크게 두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그 하나는 정부가 언론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참여하는 차원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가 언론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규제하고 간섭하는 차원을 의미한다. 전자는 정부와 언론간의 긍정적인 관계가 되고 후자는 정부와 언론간의 부정적 관계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새로이 출범하는 김대중 정부는 언론정책의 기조를 ‘최소한의 간섭과 최대한의 참여’에 두기를 바라고 싶다. 사실 자유롭고 민주적인 국가에 있어서 언론의 문제는 가능한한 언론에 맡겨서 자율적으로 개선하고 해결토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따라서 새 정부는 국민정부의 정신에 부합하고 국가의 민주적 수준을 함양하는 차원에서라도 언론문제에 대해서만은 규제나 간섭과 같은 부정적 관계를 조속히 청산하도록 기대해 본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 정부와 언론은 둘다 국민으로부터 독특한 권능을 위임받은 국민적 기관에 해당된다. 그리고 그들간에 견제와 균형의 역동적 관계가 작동될 때 국가의 운영이 가장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언론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가장 독특한 권능은 공적 문제에 관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여론을 형성하며 환경을 비판, 감시하고 사회교육을 수행하고 문화의 전승과 발전에 기여하는 공적인 기능인 것이다. 언론이 정부환경에 대한 감시와 같은 공적인 기능들을 책임있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규제나 간섭으로부터 철저하게 자유로워야 한다. 이것이 언론의 정치적 자유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세계의 모든 국가들은 기본법에 언론자유를 명시해서 보장하면서 각종 특혜와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새 정부는 우리사회에 자유 민주 정의가 활활 탈 수 있도록 언론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언론자유의 구현에 두도록 기대한다.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사회적 비판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언론은 암울했던 시절에 억압에 저항해서 투쟁하는 데는 나름대로 성공했지만 쟁취된 자유를 관리하는데는 그렇게 성공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가장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언론은 점차 언론의 생명인 언론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언론의 공적 위상과 기능이 서서히 마모되고 있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새 정부의 두번째 언론정책의 기조는 언론으로 하여금 언론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원과 조성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첫번째 분야는 언론의 경제적 독립성을 확보하는 작업이다. 언론으로 하여금 언론되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자유와 더불어 경제적으로도 자본의 연계와 간섭으로부터 독립해야 하는 것이다. 새 정부는 이번 기회에 언론으로 하여금 재벌의 경제적 지원이나 간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언론의 공공성과 공익성이 기업성과 상업성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는 현실을 더이상 묵과해서는 안된다. 재벌과 언론사간의 상호지급 보증이나 내부거래 등은 공정거래 차원에서 조속히 시정되어야 한다. 언론으로 하여금 언론되게 하는데 필요한 두번째 정부적 차원의 지원과 참여는 언론의 전문화에 있다. 언론은 사회적 위상이나 공적 기능으로 볼 때 대중정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적 능력에다 윤리적 능력으로 무장된 전문언론인에게 맡겨서 운영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와 같은 대중정보사회에서 여론만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영향력을 절대적으로 행사하는 공적 기구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정부는 언론의 전문성과 윤리성 수준을 향상토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교육과 연수, 조사와 연구, 윤리기구의 제도화, 심의와 비평, 언론소비자운동의 활성화 등을 적극적으로지원해 주기를 기대한다.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우리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기를 기대해 본다.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언론의 정치적 자유, 언론의 경제적 독립, 언론의 민주화, 그리고 언론의 전문화 과제들이 하나하나씩 정착되는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본래의 공식 기능들을 자유롭고 책임있게 수행하는 바른 언론과 참언론의 모습을 보고 싶다. 서정우<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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