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쓴 '길고양이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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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25일 15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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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우연히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이 있는가. 한곳을 가만히 응시하는 고양이의 눈은 우주처럼 깊고 은하처럼 빛난다.

길을 가다 문득 마주치는 대상을 잠시 응시하고 이내 모습을 감춰 버리는 길고양이는 그저 자신에게 충실한 자유로운 영혼이다. 어쩌면 깨달음도 그런 것이 아닐까.

비록 이 가혹한 생존의 길 위에서 힘겹게 삶을 버텨 나가느라 털은 꼬질꼬질할지언정, 세상이 흘러가는 속도 따위는 자신과 상관도 없다는 듯, 느린 걸음 속도로 당당함을 유지한다. 깨달음은 특별한 시간과 특별한 공간에서 아주 거대한 사건으로 벼락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길고양이처럼 아주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특별할 것 없는 사소한 일상처럼 다가와 문득 그 빛나는 눈을 우리와 마주친다. 무심한 기적의 순간이다.

너무나도 익숙해서 그냥 지나쳤던 일상을 새롭게 바라 볼 수 있다면, 그 말없는 풍경은 우리 삶에 무엇보다도 귀한 법문을 들려줄지도 모른다.

자아와 깨달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곱씹어 보게 만드는 책이다.

중현 스님은 20대에는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에 전념했었고, 고려대장경 전산화 작업에 참여하다, 30대 중반이었던 1998년 송광사로 출가했다. 이후 송광사 강원을 졸업하고 봉암사, 송광사, 화엄사, 석종사 등 제방 선원에서 정진했다. 현재 전남 화순의 용암사 주지로 있으면서, 월간 〈송광사〉 편집장도 겸하고 있다.

글쓴이 중현 스님/ 출판 아름다운인연/ 정가 15,000원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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