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닝맨 운동화의 딜레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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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자체기획 상품… G마켓서 판매중
해외수요 탐나지만 초상권 문제 걸림돌

런닝맨 운동화 4종. ‘런닝맨’ 속 이름표 떼기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운동화에 여러 패치를 붙였다 뗄 수 있게 디자인했다. SBS 제공
런닝맨 운동화 4종. ‘런닝맨’ 속 이름표 떼기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운동화에 여러 패치를 붙였다 뗄 수 있게 디자인했다. SBS 제공
자사 프로그램 이름을 딴 ‘런닝맨 운동화’를 내놓은 SBS가 딜레마에 빠져 있다.

SBS는 최근 온라인몰 G마켓에서 운동화 판매를 시작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신발 사업까지 나선 것은 새로운 수입원을 찾기 위해서다. 그러나 출연자를 활용할 수 없는 상태여서 제품 홍보에 한계가 보이고 있다. 이미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뛴 출연자들을 이용해 광고를 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자칫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는 상황. 마케팅 분석법인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로 이 제품을 분석해봤다.

▽S(강점)

이 프로그램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강하다. 이 때문에 운동화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 마켓을 겨냥했다. 이주상 SBS 콘텐츠사업팀 부장은 “페이스북 런닝맨 팬이 약 266만 명인데 이 중 한국인은 20만 명 정도고 나머진 모두 해외 팬”이라고 했다. 실제로 G마켓에 따르면 운동화 구입자의 약 70%가 해외 고객이다.

▽W(약점)

SBS 측은 “원가를 감안하면 많이 낮춘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7만9000원이라는 가격은 어쩐지 비싸다. 이 정도면 아웃렛에서 유명 브랜드 운동화를 너끈히 살 수 있지 않나. 해외 배송비가 추가되면 10만 원이 넘는다. 서울 명동에서 28년째 운동화를 팔았다는 한 상인은 “런닝맨을 내세운 게 장점인지 모르겠다. 외국인 중에서도 팬들만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O(기회)

중국에서 런닝맨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한국판 런닝맨뿐 아니라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가 최근 시즌3까지 나왔고, 런닝맨 이름을 딴 영화도 흥행에 성공했다. 브랜드만 알려진다면 대박의 가능성도 있다.

▽T(위협)

문제는 어떻게 알리느냐는 것. 운동화에 새겨진 R만 봐선 런닝맨 운동화만의 특이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온라인상에서는 출연자들이 신었던 다른 브랜드 운동화도 ‘런닝맨 운동화’로 불린다. PPL을 했던 지난달 28일 방송을 봐도 일부 출연자는 다른 운동화를 신고 있다. 게다가 ‘짝퉁’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류 기념품 판매를 해온 또 다른 상인은 “사이즈, 디자인별로 종류도 많아 복잡한 운동화보단 티셔츠 같은 아이템이 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SBS는 5월에 런닝맨 티셔츠와 모자도 선보일 계획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런닝맨#런닝맨 운동화#g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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