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넥슨 캐피탈 마켓 브리핑’에서 이정헌 넥슨 대표가 밝힌 목표다. 이정헌 대표가 2027년까지 ‘매출 6조 9천억 원 달성’을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글로벌 시장 침체와 대작 개발 리스크가 반복되는 환경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달성하기 쉽지 않은 목표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예상과 달리 2025년 신작들의 흥행으로 인한 모멘텀 확대와 기존 인기 IP들의 성장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 목표는 점점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2025년 2개의 대형 IP를 성공 궤도에 올린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제공=넥슨) 넥슨이 제시한 성장 전략의 핵심은 명확하다. 새로운 신작을 무작정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오랜 시간 검증된 대형 IP를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 지역으로 확장하는 ’종적 확장‘ 그리고 새로운 대형 IP를 선보이는 ’횡적 확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 ’종적 확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2025년 출시되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인 ’마비노기 모바일‘(이하 ’마비 모바일‘)과 ’메이플 키우기‘다. 3월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 모바일‘은 잇따른 출시일 연기와 개발 비용에 대한 이슈로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출발했지만, 그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출시 직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누적 매출 3,000억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이용자들의 재접속 수치(리텐션) 역시 공개된 지표 기준 1일 차 61%, 14일 42%를 유지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게임대상을 수상한 데브캣 김동건 대표 (제공=넥슨) 여기에 기존 마비노기를 즐긴 사용층에 더해 10대와 20대 이용자층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진 ’마비 모바일‘은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흥행성과 완성도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메이플 키우기’의 성적도 눈여겨 볼만하다. 넥슨과 에이블게임즈가 공동 개발한 ‘메이플 키우기’는 ‘메이플 스토리’(이하 메이플) IP를 기반으로, 원작의 친숙한 캐릭터와 세계관에 기반한 방치형 스타일로 개발된 작품이다.
(제공=넥슨) 기존 대작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히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 키우기’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9일 만에 양대 마켓 1위라는 돌풍을 일으켰고, 이 기세는 무려 한달 이상 지속되어 연말 시즌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명실공히 하반기 최대 흥행작으로 거듭났다.
서구권 시장을 사로잡은 대형 신작의 등장
이처럼 넥슨이 시도하는 대형 IP의 ‘종적 확장’ 정책이 ‘마비 모바일’과 ‘메이플 키우기’라는 작품으로 입증됐다면, 새로운 대형 IP를 선보이는 ’횡적 확장‘의 성공 사례 역시 올해에 나타났다. 바로 지난 11월 출시된 ’아크레이더스‘다.
아크 레이더스‘는 넥슨 산하 개발 스튜디오인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작품으로, 폐허가 된 미래 세계에서 살인적인 기계 생명체에 맞서고 생존하는 매력적인 공상 과학 세계관을 만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크레이더스 (제공=넥슨) ’아크 레이더스‘는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 35만 4,836명, 글로벌 매출 및 최고 인기 게임 동시 1위, 스팀 최다 플레이 게임 4위를 기록했으며, 한국과 일본, 대만, 태국에서도 스팀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4주 연속 스팀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1위를 기록하며,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700만 장을 돌파했다. 이는 ‘배틀필드6’, ‘포켓몬 레전즈 Z-A’, ‘고스트 오브 요테이’ 등 유난히 굵직한 대작이 연달아 출시된 10월 출시작 중에서도 괄목할 만한 수치이며, 2025년 출시된 신작 중 눈에 띄는 성과이기도 하다.
특히, ‘풀 프라이스’(정가 패키지 게임)으로 출시된 작품이 700만 장 이상 판매된 사례는 서구권에서도 손에 꼽을 수치이며, 이 하나의 게임으로만 정가 기준 단순 환산 시 약 4,123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고가 경신한 넥슨. 2026년의 신작도 주목
기존 대형 IP들의 꾸준한 우상향 성장도 넥슨의 매출 목표에 큰 역할을 하는 중이다. 지난해 출시되어 중국에서 경이로운 성과를 보인 ‘던파 모바일’의 경우 현재도 중국 대부분의 모바일 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여전한 ‘핵심 수익원’(캐시 카우)로 자리잡고 있으며, ‘메이플’ 역시 최근 서비스 22년 만에 PC방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넥슨은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종가 3,600~3,700엔대를 유지하며, 시총 29조 1천억 돌파하여 역대 최고가 경신해 한국은 물론 일본 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넥슨 글로벌 IP. (제공=넥슨) 2026년에도 넥슨의 성장 플랜은 계속 가동될 예정이다. ‘마비 모바일’을 통해 IP 파워를 입증한 ‘마비노기’의 경우 콘솔 및 PC 버전으로 출시 예정인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를 개발 중이며, 던파의 IP를 역시 ‘던전앤파이터 아라드’를 필두로 다양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장시간 준비해 온 대형 프로젝트인 ‘낙원’과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직접 개발을 지휘하고 있는 ‘듀랑고 월드’ 및 ‘우치 더 웨이페어러’,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한 김용하 사단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 RX’ 등 다양한 작품이 콘솔, 모바일, PC 플랫폼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넥슨은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는 ‘던파’ IP의 성과와 메이플, FC 온라인 & 모바일의 꾸준한 성과. 그리고 새로운 신작들의 성공으로 인한 모멘텀 강화와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신작들까지 더해지면 넥슨의 2027년 매출 목표는 단순한 낙관적 전망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듀랑고 월드 (제공=넥슨) 과연 2025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내며 새로운 도약을 이끈 넥슨이 다가오는 2026년 향후 실적을 통해 이 매출 목표가 얼마나 구체화 될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