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스타트업)가 투자자에게 매력적일까?"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모두가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이다. 만약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알고 있다면, 스케일업(성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으리라. 하지만, 쉽지 않다. 투자 시장은 수요가 공급(투자자 또는 투자재원)을 초과하는 불균형시장이다. 그리고 처음 만난 투자자를 짧은 시간에 설득시켜야 한다. 날카롭고 냉철한 투자자에게 좋은 첫 인상을 남겼더라도, 실제 투자를 유치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언제', '누구한테', '얼마나', '어떻게(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할지 면밀하게 준비하고 고민해야 한다.

IR 피칭, 사람과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
강 대표는 IR 피칭(pitching, 발표)의 기본으로 사람과 나누는 ‘대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문서 작성과는 다르며, 나름의 스킬과 훈련이 필요하다. 말(음성)과 글(문자)을 통한 의사소통은 근본부터 다르다. 시장과 사업에 대한 내용을 문서로 아무리 잘 전달했더라도, 사람과 사람으로 만나는 피칭 자리에서 말투와 태도로 인해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잘못된 첫 인상은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다. 소위 말해 ‘건방지다’, ‘예의를 모른다’ 등 인성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에게 호감을 가지는 데는 비언어적인 요소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 '메라비언의 법칙'이라고 한다. 미국 UCLA 심리학과의 앨버트 메라비언 명예교수가 'Silent Message'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이론으로, 사람간 대화에서 언어적인 요소는 7%에 불과하고, 93%는 비언어적인 요소로 결정된다는 이론이다.

강 대표는 “발표하는 방법, IR 피칭 스킬 등은 대동소이하다. 상대가 거슬려하지 않는 차분한 말투,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는 억양의 변화,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는 대화 속도 등… 일반적으로 잘 대화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다만, 사전에 신경을 쓰고 준비했다는 것만으로 결과는 달라진다. 사람과 만나서 나누는 ‘대화’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당신이 투자자라면?
이어서 강 대표는 “‘투자자’, ‘심사자’, ‘의사결정권자’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역지사지다. 투자자는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 그리고 미래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두고 고민한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투자 후 ‘회수’다.
스타트업이 투자를 유치한 후 정상 궤도에 접어든 사업으로 수익을 남겼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투자자가 충분한 가치를 받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면? 해당 투자자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투자라고 볼 수 없다. 투자자는 '성공적인 회수'를 목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회수' 문제는 투자 여부를 검토하고 결정하는 데 매우 큰 영향을 준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