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을 콧속 7cm 깊이로… 검체 많이 묻을수록 정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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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자가검사키트 써보니
휴마시스-SD바이오센서 제품 사용… 2개 모두 5분 만에 검사결과 나와
PCR검사와 비교해 정확도 낮은편… 당시 바이러스 배출량 따라 달라져
음성 나왔어도 개인위생 신경써야… 양성 키트는 선별진료소에 폐기를

[메디컬체험]코로나 자가진단키트 언박싱과 눈물나게 직접 제대로 체험하기

[메디컬 오해와 진실]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음성이면 안심해도 된다?
집에서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두 가지가 최근 출시됐다. 다만 3개월 내에 임상 결과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해야 되는 ‘조건부 승인’이다. 일부 기업에선 자가검사키트를 대량으로 구입해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특히 서울시는 내달 18일까지 5주 동안 자가검사키트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사업의 효과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와 함께 시중에 나온 휴마시스와 SD바이오센서 두 가지 자가검사키트를 비교 체험해 봤다.

○콧속 깊숙이 넣고 5분 만에 결과

[1]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가 자가검사키트의 면봉을 콧속에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 채취한 검체를 시약에 넣고 있다. [3] 검체가 들어간 시약을 키트에 3방울 정도 떨어뜨리고 있다. [4] 약 5분 뒤 한 줄의 빨간색이 나와 음성으로 판정됐다. 두 줄이면 양성이다. 강동성심병원 제공
[1]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박소연 교수가 자가검사키트의 면봉을 콧속에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 채취한 검체를 시약에 넣고 있다. [3] 검체가 들어간 시약을 키트에 3방울 정도 떨어뜨리고 있다. [4] 약 5분 뒤 한 줄의 빨간색이 나와 음성으로 판정됐다. 두 줄이면 양성이다. 강동성심병원 제공
두 제품은 모두 임신테스트기처럼 생긴 키트와 면봉, 진단시약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모두 마트나 인터넷 또는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비용은 SD바이오센서 제품이 휴마시스 제품보다 2배가량 더 비싸다. 다만 휴마시스 제품은 1회분이고 SD바이오센서 제품은 2회 사용분이다. 결국 비용은 비슷한 셈이다.

검사 방법이나 검체 채취 과정은 큰 차이가 없었다. 면봉을 이용해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시약에 담고, 이를 섞은 다음 자가검사키트에 3방울 정도 떨어뜨리면 된다.

휴마시스 면봉의 길이가 SD바이오센서 제품보다 2배 정도 더 길었다. 면봉을 코 안쪽을 살짝 묻히는 것보다는 좀 더 깊숙하게 넣어 최대한 검체를 많이 묻히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코 안에 깊숙이 넣어 검체를 채취해야 검사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대략 7, 8cm 정도로 면봉을 깊게 넣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본보 기자도 눈물이 나올 정도로 면봉을 깊숙이 넣어서 검체를 채취했다. 어린이들은 혼자 이용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부모가 위생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뒤 검체를 대신 채취하는 것이 아동 검사 때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자가검사키트 모두 5분이 지나지 않아 결과가 나왔다. 임신테스트와 유사해서 두 줄이 나오면 양성으로 판단한다. 만약 한 줄만 나오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음성에 해당된다. 음성이 나왔을 때는 사용한 검체를 모두 검사키트 안에 들어 있는 비닐봉지에 담아 버리면 된다.

하지만 양성이 나왔을 때는 키트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 박 교수는 “바이러스가 묻은 키트는 의료폐기물이기 때문에 비닐봉지에 잘 밀봉해서 선별진료소로 가져가 제출해야 된다”면서 “다만 음성이 나온 키트는 밀봉하여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도 된다”고 설명했다.

○검사 해석에 유념해야

두 제품 간의 민감도 및 특이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민감도는 실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이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한 결과 양성이 나오는 정도를 뜻한다. 특이도는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왔을 때 이를 신뢰할 수 있느냐다. 특이도가 높으면 양성 결과가 나왔을 때 코로나19 환자일 확률이 높은 셈이다. 이들 제품은 민감도 82.5∼92.9%, 특이도 98.9∼100%로 발표됐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위중한 상태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감도가 특히 중요하다.

하지만 올 초 국내 대학에서 양성 검체를 대상으로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자가검사키트에 쓰이는 신속항원검사를 비교한 결과, 자가검사의 민감도는 17.8% 정도였다.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와 차이가 적지 않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업체에서 임상을 한 환자들의 바이러스 배출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좀 더 검증해 봐야 될 것으로 진단했다. 자가검사키트 업체 관계자는 “양성검체의 경우에도 채취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지에 따라 검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증상이 발생하고 7일 이상 지났거나, 무증상의 경우에는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가 더 떨어진다. 음성이라고 안심하면 안 되는 이유다. 따라서 자가검사 후 음성이 나오더라도 마스크 착용에 신경 쓰고 개인위생 관리를 해야 한다. 다만 자가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면 PCR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올 확률이 높다. 특이도는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어느 검사도 완벽하진 않다. 정확하다고 알려진 PCR 검사 역시 검사 시점에 따라 양성이 음성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면서 “특히 자가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가급적 자체 격리하고 꼭 선별진료소나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면봉#검체#자가검사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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