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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IT] 반달소프트 이봉학 대표 “식용곤충, 자동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입력 2020-10-13 17:01업데이트 2020-10-1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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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식량'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며,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던 농수축산업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토대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등 농수축산업에 다양한 ICT 기술을 융합하는 시도도 꾸준히 증가했다. 더불어 농수축산업이 1차 산업이 아닌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6차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오픈키친 모습 (출처=IT동아)

서울시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락시장 현대화 시설인 가락몰 1관과 2관 3층(약 500평)에 국내 최초로 농식품(Food•Agri Tech)분야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창업보육센터 '서울먹거리창업센터'를 설립했다. 지난 2016년 12월 개관했으며, 약 3년 동안 푸드테크 스타트업 106개 곳을 지원해 입주기업 총 누적매출액 411억 원, 투자유치 60억 원, 고용창출 181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는 전통적인 농식품 제조 스타트업부터 식품 유통 혁신을 위한 O2O플랫폼, 전국 단위 농산물 계약재배를 통해 도농상생을 구현하는 농업 벤처, 미래식량확보를 위한 대체육류 개발 스타트업, 무궁화를 식용화한 먹거리 개발 등 농식품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다.

이에 IT동아는 우리네 먹거리와 I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입주 스타트업을 만나 현장의 생생함을 담은 그들의 목소리와 함께 실제 겪고 있는 어려움 등을 전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는 미래식량 ‘식용곤충’ 사육시설을 개발,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팜 개발 기업 반달소프트의 이봉학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에서 만난 반달소프트 이봉학 대표 (출처=IT동아)

미래 식량, ‘식용곤충’

2013년 UN 식량농업기구(FAO)의 조사에 따르면, 식용할 수 있는 곤충의 수는 약 1,400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식용곤충 섭식 인원은 약 2억 명으로 추산되며, 향후 10년 간 섭식 인원은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만 약 10억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식용곤충은 기존 식품시장의 대체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곤충은 40%에서 많게는 70%까지 양질의 단백질과 다양한 비타민·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곤충을 ‘작은 가축’으로 명명하는 등 이미 전 세계가 미래 식량자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또한, 단백질 1kg 생산 시 가축은 10kg의 사료가 필요하지만, 곤충은 1kg이면 충분하다. 이외에도 가축 대 곤충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850:1, 물 사용량은 1,500:1로 경제적·환경적 가치가 높다.

전세계에서 식용곤충 산업 성장 속도와 산업화를 가장 잘 정비한 지역은 북유럽 국가와 미국이다. 이는 북유럽 및 미국의 육류 섭취량이 높은 것과 관련 있다. 미래 단백질 소비 인원은 증가하는데 반해, 공급원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원의 대체재로 식용곤충을 주목한다. 2025년경 북유럽과 미국의 식용곤충 시장 규모는 약 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국내도 식용곤충 시장 육성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1차에 이어 ‘2016~2020년 2차 곤충산업 5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 2018년 농촌진흥청은 국내 곤충시장 규모는 2011년 1,680억 원에서 2015년 3,039억 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으며, 2020년 5,300억 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농가수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9 곤충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곤충업 신고 농가/법인은 2016년 1,597개소, 2017년 2,136개소, 2018년 2,318개소, 2019년 2,535개소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곤충은 ‘가축’으로 분류하고 있다. 2019년 7월 ‘가축으로 정하는 기타 동물’ 고시 개정에 따라 곤충 14종을 가축으로 포함했다. 이는 곧 곤충 사육시설은 ‘축산 시설’로 제도적 혜택과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바람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반달소프트가 어떤 업체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이봉학 대표(이하 이 대표): 식용곤충 스마트팜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는 쉽고 간편하게 곤충과 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적의 생육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2017년 9월, 대학교에서 함께했던 창업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반달소프트라는 개인사업자를 설립했고, 최근 법인으로 전환했다. 초기 1년 동안에는 지금의 스마트팜 아이템을 기획하지 않았었다. 당시에는 ‘어떻게 하면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이 잘 대피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방재 시스템을 개발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큰 전환을 겪은 셈이다(웃음).

창업동아리 시절 참여한 해커톤 당시의 이봉학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출처: 반달소프트

IT동아: …방재 시스템 개발에서 식용곤충 스마트팜이라니. 너무 극적인 변화다. 길어도 좋다. 스토리가 궁금한데.

이 대표: 하하. 음… 과거 얘기를 좀 해야겠다. 2013년경이었다. ‘월드프렌즈’라는 국제구호개발 NGO 단체를 통해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으로 두달정도 모로코에 다녀왔었다. 당시 모로코는 테러로 인해 굶어죽는 사람이 많았다. 그때부터 기아 문제에 시달리는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이후 2016년 군대를 다녀온 뒤, 대학교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개발, 발명 등의 창업동아리 활동을 꾸준하게 진행했다. 초기 반달소프트를 만든 이유다. 컴퓨터공학과 친구들과 함께했었는데, 함께했던 친구들은 지금 네이버, 카카오, NC소프트 등 국내 ICT 기업에 입사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모로코, 베트람, 코스타리카 봉사활동 모습, 출처: 반달소프트

그런데 남들처럼 똑같은 취업 활동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말이 있다. ‘젊을 때 실패하라’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차피 한번 실패할 거라면, 조금이라도 젊을 때 경험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뭐, 사실 작은 실패는 이미 여러 번 겪었다. 창업동아리로 활동하면서 비상 유도등, 목발, 약통, 기부 자판기 등 다양한 아이템을 개발했지만, 실제 제품과 서비스로 선보인 것은 많지 않다(웃음).

많은 생각과 고민을 거듭했다.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해 성공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배웠다. 그때부터 학교와 정부, 지자체 등이 지원하는 창업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정말 많이 배우는 과정이었다.

식용곤충을 선택한 이유

IT동아: 그러다가 식용곤충에?

이 대표: 취업과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가족여행을 떠났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고민을 얘기하며 대화를 나눴다. 그때 개인사업을 하고 계시던 아버지가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버지께서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수처리 시설을 개발하는 제조업을 오래 해오셨는데, 이후 아이템으로 귀뚜라미를 키우는 후배 공장에서 무급으로 기술을 배우고 계시더라.

식용곤충, 귀뚜라미 사육 기술을 배우고 계시다는 아버지의 말에 갑자기 번뜩, 정신이 들었다. 지금까지 여러 아이템을 개발한 내 경험과 제조업을 오래하신 아버지의 경험을 더하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도전을 시작했다.

IT동아: 그렇게 식용곤충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인가. 직접 귀뚜라미를 사육하면서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할 것인지.

이 대표: 대전에 귀뚜라미 농장을 만들었다. 농장에 시설을 설치하면서 하나씩 테스트를 진행했다. 정식 반달소프트 직원은 아니지만, 제조를 오래 하셨던 아버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곤충을 무서워하는 누나와 어머니도 귀뚜라미 농장에 참여하시기 시작했고(웃음). 지금도 무서워하지만, 잘 사육한 귀뚜라미 포장 작업을 도와주신다.

대전 농장 모습, 출처: 반달소프트

대전 농장에서 키우는 식용곤충을 쌍별귀뚜라미다. 정리하자면, 반달소프트는 쌍별귀뚜라미를 키우기 위한 사육시설을 운영하면서, 이를 자동화할 수 있는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보다 쉽고, 보다 간편하게 식용곤충을 사육할 수는 없을까?

IT동아: 농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겪는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이 대표: 맞다.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현재 50만~70만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이중 다 큰 성체는 10만 마리 정도다. 10만 마리의 성체 귀뚜라미가 좁은 공간에서 우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다. 상상을 초원하는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웃음). 이웃의 원성을 들으면서 귀뚜라미 사육시설은 방음처리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귀뚜라미는 추위와 더위에 약하다. 안정적인 온도 제어를 위한 방열처리 역시 필수다.

IT동아: 국내에서 식용곤충이 오래된 산업이 아니다 보니, 노하우를 배우기에도 마땅찮을텐데.

이 대표: 맞다. 하나하나, 한걸음씩 직접 경험하며 체득하고 있다. 폐사하는 경우가 가장 큰 타격이다. 귀뚜라미는 온도와 습도, 질병 등 수많은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집단폐사한다. 돼지와 소, 닭 등 기존 가축도 마찬가지 아닌가(웃음).

스마트팜 사육시설 소개자료, 출처: 반달소프트

귀뚜라미는 습도에 민감했다. 때문에 시간마다 분무기로 물을 뿌려줘야 한다. 이에 사육칸마다 주변 습도에 맞춰 자동으로 물을 뿌려주는 기기를 개발했다. 실제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조명을 자동으로 켜고 꺼주는 등 부화일로부터 약 40일~50일간 7~8번의 탈피 과정을 거쳐 성체로 성장하는 귀뚜마리의 생육 주기별 관리 시스템을 개발했다.

IT동아: 경험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한다. 이상적이다. 실패를 먼저 경험하고 직접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하우를 쌓아 간다는 것 아닌가.

이 대표: 수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사료를 직접 개발한 이유도 한번의 실패를 통해서다. 우리가 개발한 귀뚜라미 사료는 두부 공장에서 버리는 비지에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를 섞어 제공한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전에 줬던 채소로 인해 집단폐사를 겪었기 때문이다.

채소에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초파리알, 잔류농약, 진드기, 응애 등이 묻어 있을 수 있다. 좁은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사육 시설에 어느날 갑자기 엄청난 수의 초파리가 날아다니더라. 귀뚜라미 몸에 하얗게 작은 진드기와 응애가 붙어 있기도 하고. 그래서 직접 사료를 개발했다.

지금도 문제를 겪으면서 해결해나가는 중이다.

초기 농장을 직접 설치했던 이봉학 대표, 출처: 반달소프트

IT동아: 방법이 궁금하다. 아버지의 제조 경험과 반달소프트의 개발 능력을 함께 적용하는 것인가.

이 대표: 맞으면서 틀리다. 어느 하나라도 놓칠 수가 없다. 원인을 파악하고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도입한다. 목적은 인력 효율화다. 적은 인력으로 보다 많은 식용곤충을 사육할 수 있는 것. 그게 현재 우리 반달소프트의 목표다.

귀뚜라미는 크기가 작다. 좁은 공간에 수십만 마리가 있다. 개체수를 어떻게 셀 것인가. 하나하나 직접 옮겨가며?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래서 각 사육칸마다 카메라를 달았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은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개체 수를 파악할 수 있다. 소리도 녹음한다. 음성 데이터를 분석해 귀뚜마리 개체수와 현재 컨디션 등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센서와 시설 장비를 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귀뚜마리 정보를 분석해 문제를 미리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여러 솔루션을 같이 개발하고 있다.

귀뚜라미 개체수 확인을 위해 활용하고 있는 인공지능, 출처: 반달소프트

확장하고 있는 식용곤충 사업 모델

IT동아: ‘A부터 Z까지’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

이 대표: 직접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웃음).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반달소프트의 일인 셈이다. 귀뚜라미 먹이 주는 것이 번거롭다면, 어떻게 빠르고 효율적으로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먹이 때문에 귀뚜라미가 죽는다면, 대체할 수 있는 먹이를 개발하고. 습도와 온도, 조명 등을 상황에 따라 바꿔줘야 한다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렇게 하나씩 눈 앞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한달에 4~5건씩 문의를 받고 있다. 기존 농장에서 귀뚜라미를 사육하시려는 분도 있고, 귀농을 결심한 뒤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분도 있고…. 해외에서도 개인, 법인으로부터 문의하고 있다.

IT동아: 아직 미개척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할 수 있는 것이 많아 보이는데.

이 대표: 다양하다. 곤충은 식용뿐만 아니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이 아닌 반려동물(파출류, 양서류, 절지동물, 햄스터 등)을 위한 먹이, 개나 고양이를 위한 영양사료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미용에 활용되기도 하고,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활용법을 새롭게 개발할 수도 있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것은 데이터다. 센서를 이용해 농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이를 활용해 농장 환경을 조성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만들었다. 앞으로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통해 식용곤충을 자동사육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반달소프트 앱, 출처: 반달소프트

비즈니스모델은 계속 확장 중이다. 파충류 샵과 사료 제조업체에 귀뚜라미를 납품하며 수익을 얻고 있고, 농가에 시설을 설치하며 설치 비용을 받는다. 유럽 덴마크와 미국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고. 우리 스스로 비전은 충분히 넓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반달소프트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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