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칼럼]공공의료 강화 위해 보건차관과 함께 ‘공공보건의료정책실’도 만들자

정백근 경상대 의대 교수 입력 2020-07-16 03:00수정 2020-07-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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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근 경상대 의대 교수
‘포스트 코로나’라는 단어가 이제는 고유명사처럼 됐을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신종 감염병 위기 그 자체로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책 문제와 정책 대안을 분출시키면서 우리들의 사고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가 더해지면서 코로나19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의 창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짝 열려 있다. 이 중 보건의료정책의 핵심 내용들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포함돼 이달 임시국회를 기다리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과 보건복지부 보건전담 차관 신설이다. 질병관리청 승격은 방역 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명확히 함으로써 공중보건 위기에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보건전담 차관 도입의 입법 효과는 보건의료 정책 결정의 전문성 확보를 통한 공공보건의료체계 강화이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는 세계에서 비교할 만한 국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공공 부문이 취약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도 많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의료공공성 확보 및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을 설정했고, 이는 이후 발표된 ‘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대책’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대책’으로 구체화됐다. 이 과정에서 공공보건의료는 ‘국민의 생명·안전 및 기본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필수 의료’로 새로 정의되었고 필수 의료의 지역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책임의료기관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개편 전략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예산 확보, 법 개정, 제도 개혁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지역 공약으로 채택한 대전의료원 설립 약속도 예비타당성조사에 막힌 상태다. 보건복지부는 대전의료원 외에도 8개 지역에 공공병원 신축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번 정권에서 하나라도 시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보건전담 차관 신설이 공공보건의료체계 강화라는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런 과제들이 해결돼야 한다.

이 모든 일을 보건전담 차관 혼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입법 예고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보건전담 차관 신설 외에 다른 내용이 없다. 행정안전부는 실 단위를 포함한 조직 확대를 고려하지 않는 모양새다. 어렵게 열린 공공보건의료 강화 정책의 창이 닫히기 전에 신설될 보건전담 차관이 공공보건의료체계 강화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가칭 ‘공공보건의료정책실’ 같은 보건복지부 내 전담조직 신설이 필요하다. 신종 감염병 위기 대응에 국한하더라도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하는 방역체계와 공공보건의료 중심의 신종 감염병 진료체계는 동시에 강화돼야 한다.


6월 20일 경남에서 개최된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공론 토론’에서는 95.6%의 압도적인 지지로 공공병원 신축이 결정됐다. 결정의 중심에는 공중보건 위기 대응수단으로서 공공보건의료 가치에 대한 시민사회의 지지가 있다. 이 시기를 그냥 놓칠 것인가! 지금은 정부가 보건전담 차관과 더불어 가칭 ‘공공보건의료정책실’ 신설을 통해 시민사회의 지지와 협력, 참여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미 여러 번 경험했듯이 공공보건의료 강화와 관련된 정책의 창은 생각보다 빨리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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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근 경상대 의대 교수
#공공보건의료정책실#공공의료 강화#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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