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표 “이동우에 눈 기증” 유언 불구 이식 불가?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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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4일 1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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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여유만만 갈무리
사진=KBS2 여유만만 갈무리
4일 세상을 떠난 ‘프로레슬링계의 전설’ 이왕표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유서가 재조명 됐다. 유서엔 ‘틴틴파이브’ 출신 가수 겸 개그맨 이동우에게 자신의 눈을 기증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망막 이식은 이뤄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RP)’이라는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다. 이는 빛을 받아들이는 눈의 광수용체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질환’이다. 문제는 지금 의학기술로는 ‘망막 이식’을 해도 시력 회복이 어렵다는 것.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의 주인공 임재신 씨도 이동우에게 망막 기증을 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주광식 교수팀이 발표한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유전자치료법에 대한 최신 지견’에 따르면 유전성 망막질환은 인구 3000명당 1명의 빈도로 발생한다. 다양한 유전자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실명하게 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현재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 ▲유전자치료 ▲줄기세포치료 ▲인공망막이식의 4가지 방법이 존재하는데, 이 중 근본적으로 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유전자치료’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유전성 망막질환을 치료하는 유전자치료제가 유전자치료 분야에서 처음으로 미국 식약청 FDA에 의해 승인됐지만,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치료효과도 완벽한 상태가 아니다.

한편, 2013년 담도암 3기 판정을 받은 이왕표는 완치하는 듯 했으나 최근 암이 재발하면서 치료를 받던 중 4일 오전 갑작스럽게 눈을 감았다.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을 통해 공개된 그의 유서가 재조명 됐다.

이왕표는 2013년 KBS2 교양프로그램 ‘여유만만’에서 담도암 수술을 앞두고 “위험한 수술이고, 죽을 확률도 있다고 하니 최후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 이왕표는 수술중 잘못되거나 차후 불의의 사고로 사망시 모든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다. 나의 눈은 이동우에게 기증하고 싶다. 2013년 8월 14일 새벽 이왕표’라고 적은 휴대 전화 속 유서를 공개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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