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팀, 첫 ‘AI 국제축구’ 우승
경기부문 8개국 16개팀 본선 진출
KAIST 두 팀이 결승서 대결, 국내 관중 몰려 뜨거운 관심
22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세계 첫 ‘인공지능(AI) 월드컵’ 본선에서 최종 우승한 KAIST의 AFC-위슬(WISRL)
팀이 우승 소감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성열, 김우준, 조명식, 정휘영 씨. 대전=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
“팀싯 선수 3명과 위슬팀 1명의 대치 상황입니다. 골문 앞에서 압박 수비를 하고 있습니다!”
“위슬팀, 순식간에 연달아 두 골을 넣네요! 매우 공격적인 속도입니다!”
22일 대전 KAIST 본원 학술문화관 정근모홀. 잔디구장 대신 대형 스크린 속에서 축구선수들이 이리저리 공을 따라 뛰고 있었다. 20일부터 사흘간 열린 세계 첫 ‘인공지능(AI) 월드컵 국제대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객석에는 결승전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KAIST가 주최한 이번 대회의 축구경기 부문 본선에는 한국 미국 브라질 중국 대만 등 8개국 16개 팀이 진출했다. 이 중 4강에 진출한 한국의 팀싯(Team_Siit)과 AFC-위슬(WISRL) 등 2개 팀이 각각 중국팀 퍄오(piao)1234와 대만팀 AI로봇(Robots)-NCKU를 8점, 7점 차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두 팀 모두 KAIST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다.
팀당 선수는 5명. AI 선수 10명이 바퀴가 달린 큐브 모양의 몸을 이끌고 경기장을 누볐다. 겉보기엔 컴퓨터 축구 게임과 비슷하지만 각 선수는 AI 알고리즘에 따라 스스로 움직였다. 사람이 조작하는 것은 없었다.
경기는 전후반 5분씩 총 10분간 진행됐다. 경기 시작 10초 만에 위슬팀의 첫 골이 터졌다. 위기감을 느꼈는지 팀싯 선수 5명 전원이 축구공 주위를 둘러쌌다.
위슬팀 5명도 방어벽을 만들며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심판이 휘슬을 불었다. 대회조직위원장인 김종환 KAIST 공과대학장은 “선수 간 몸싸움이 2.5초간 이어지면 심판이 일부 선수를 퇴장시키고 5초 이후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땐 경기장을 리셋시킨다”고 설명했다.
최종 경기 결과는 위슬팀이 6-4로 우승. 경기를 참관한 마티아스 렘 덴마크 올보르대 교수는 “KAIST가 AI 분야에서 뛰어나기 때문에 우승하리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우승팀에는 1만 달러, 준우승팀에는 5000달러가 수여됐다.
위슬팀의 리더 김우준 KAIST 박사과정 연구원은 “AI 선수들이 자주 퇴장당하는 것 때문에 걱정을 했는데 이겨서 기쁘다. 상대팀과 달리 강화학습 기반의 딥러닝 알고리즘을 쓴 덕분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강화학습은 개별 선수가 골을 넣거나 상대 진영에 진입하고 유리한 패스 등을 했을 때 점수로 보상을 하고, 스스로 이 점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훈련시키는 방식의 기계학습 방법이다. 축구 규칙이나 경기 전략을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다.
이번 대회에서는 축구 경기(24개 팀 참여) 외에도 경기 해설(4개 팀 참여)과 기사 작성(2개 팀 참여) 대결도 펼쳐졌다. 경기 해설 부문에서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ASUAIC 팀이, 기사 작성 부문에서는 KAIST의 SIIT-Reporter 팀이 최종 우승했다. 각 팀은 5000달러씩 상금을 받았다. KAIST는 앞으로 매년 AI 월드컵을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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