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우리 아이 작은 키가 고민? “성장판 닫히기 전 원인부터 찾으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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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학년이 된 권모 양(12·서울 송파구)은 새 학급에서 2번을 받았다. 키 순서대로 섰을 때 앞에서 2번째였던 것. 친구들보다 작은 키를 키우려고 강남의 한 성장클리닉에서 호르몬주사를 맞은 지 3년째. 그래도 아직까지 크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게 고민이다. 권 양의 엄마는 “아이가 아직 생리도 안 하는 나이여서 조금 더 시도해 봐도 괜찮다는 의사의 조언을 듣고 투약을 계속하고 있다”며 “일단 올해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했다.

신학기를 맞아 권 양처럼 작은 키를 고민하는 학생이 많다. “성장호르몬을 맞는 게 좋겠느냐”는 문의도 늘고 있다.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같은 성별의 또래 친구들의 평균 키보다 10cm 이상 작거나, 1년에 키가 4cm 이상 크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같은 사이즈의 옷을 2년 이상 입고 있거나, 출생 체중이 2.5kg 미만이면서 키가 매우 작은 경우에도 의심해볼 수 있다.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 등 유전적 이유도 있지만 영양 불균형이나 육체 활동 부족,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갑상샘(선) 기능 저하증 같은 이유로 성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을 찾아내 조절하면 성장 속도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성장호르몬과 동일한 유전자 재조합 물질(재조합인간성장호르몬)을 투약하는 것. 유전적으로 키가 작은 경우엔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의료계에서는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성장호르몬 검사와 함께 손과 손목의 X선 촬영을 해서 뼈 나이를 검사해 연령에 맞게 뼈가 성장했는지 등에 대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키가 너무 작은 경우 염색체 검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시기는 측정된 뼈의 연령이 5세 이상 15세 미만이 적당하다. 성장판이 닫히고 나면 투여해도 효과가 없다. 자연적인 인체의 성장호르몬 분비 주기에 맞추기 위해 잠자기 직전에 투여하는 게 가장 좋다. 다만 주 6, 7회 정도 매일 주사해야 하고, 성장 효과를 보려면 최소 6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동규 교수는 “저성장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성장판이 열려 있을 때 조치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충분한 숙면과 균형 있는 식사, 규칙적인 운동, 올바른 자세가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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