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 주의보! 온난화로 일찍 깨어나 곳곳 피해 속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일 15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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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의 도발, 온난화에 빨라졌다?’

1일 오후 3시 광주 서구 동촌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있던 신모 씨(49)는 땅바닥에서 뭔가 기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설마, 뱀?”

순간 왼손 엄지손가락이 아팠다. 뱀이 사라졌고 곧바로 물린 부위는 부어올랐다. 신 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뒤 다시 광주 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신 씨를 문 뱀의 종류를 알 수 없지만 독을 지닌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오후 5시 반 전남 완도군 노화도 한 야산에서 쑥을 뜯던 이모 할머니(79)도 뱀에게 왼손을 물렸다. 할머니의 남편 박모 씨(76)는 낫으로 뱀을 죽인 뒤 살펴보니 독사였다. 할머니는 여객선이 끊어져 개인 배로 전남 해남의 한 병원으로 후송됐다. 할머니는 2주일 정도 치료를 받고 최근 퇴원했다.

그 동안 독사는 주로 5,6월에 출몰했지만 올해는 일찍부터 활동하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포근한 날씨와 꽃샘추위가 오락가락 반복하는 날씨에 뱀들이 일찍 깨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태전문가들은 뱀들의 활동시기가 빨라진 것은 온난화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뱀·도마뱀 등 파충류는 평년보다 온도가 높을 경우 수컷만, 온도가 낮을 경우 암컷만 태어날 정도로 기후에 민감하다.

전남에서 뱀에 물리는 사고가 2010년 58건, 2011년 60건, 2012년 62건으로 증가추세다.
장우석 함평양서파충류생태공원 원장(48)은 “뱀이 3,4월에 사람을 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온난화 영향으로 뱀 활동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보여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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