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건강 100세]<중>척추관협착증

  • Array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척추관 좁아져 신경압박… 구부정한 자세는 금물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받아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20% 정도에서 발견된다. 바닥에 앉아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는 등의 나쁜 자세가 원인이 되므로 평소 바른 자세로 걷고 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심하면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조용준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가 척추관협착증으로 찾아온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한림대 의대 제공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받아 통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20% 정도에서 발견된다. 바닥에 앉아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는 등의 나쁜 자세가 원인이 되므로 평소 바른 자세로 걷고 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심하면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조용준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가 척추관협착증으로 찾아온 환자를 진찰하고 있다. 한림대 의대 제공
《작은 꽃가게를 운영하는 주부 김성숙 씨(65·강원 춘천시 근화동). 퇴직한 남편과 운동과 등산, 여행을 하며 노후를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최근 허리통증 탓에 작은 화분 하나 옮기는 데에도 남편의 도움이 필요한 처지가 돼 버렸다. 평소 걸어다니던 꽃가게까지 가는 것도 힘들다. 100m를 채 못 가서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듯한 통증이 생겨 중간중간에 쉬어야만 했다. 병원에서 척추관 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은 망설였다. 척추를 수술하면 움직이기 불편해진다는 얘기를 들어서였다. 진통제를 먹으며 견뎌봤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김 씨는 치료를 받으려고 조용준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척추센터 교수를 찾았다. 조 교수는 이 병원 부원장으로 지난해 대한신경손상학회 학술상을 받았고 마퀴스 후즈 후 국제 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우측 아래에 척추관이 좁아져 있는 척추관협착증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사진(왼쪽), 수술 뒤 우측 아래의 척추관이 확장된 MRI 사진. 한림대 의대 제공
우측 아래에 척추관이 좁아져 있는 척추관협착증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사진(왼쪽), 수술 뒤 우측 아래의 척추관이 확장된 MRI 사진. 한림대 의대 제공
○ 고령화사회의 대표적인 노인병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디스크 다음으로 많은 척추질환. 최근에 노인 환자가 늘고 있다. 주로 50대 이후에 나타나며 60세 이상에서는 20%에서 척추관 협착증이 생긴다. 이 중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10% 정도.

척추는 대나무처럼 안쪽이 비어 있어서 이 구멍을 통해 세로로 신경다발이 지나간다. 이를 척추관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 뼈가 노화되기 시작하면 뼈마디가 자라나므로 척추관이 좁아진다. 척추관이 좁아지면 가까운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생긴다.

많은 사람이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라고 생각한다. 척추관 협착증과 허리디스크의 구별은 간단하다. 방바닥이나 침대바닥에 바로 누워서 무릎을 편 채 다리를 들어 올려본다. 이때 엉덩이부터 허벅지 뒤쪽, 장딴지 뒤쪽, 발등 또는 복사뼈가 당기면 디스크로 봐야 한다. 다리를 올리기 쉬우면 협착증에 가깝다.

또 디스크는 허리를 굽히면 통증을 느끼지만 협착증은 신경구멍이 넓어지므로 더 편하거나 통증이 별로 없다. 다만 허리를 바로 펴고 서서 걸을 때 불편하다. 이 때문에 디스크 환자는 탄력이 별로 없는 단단한 요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반면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몸이 푹 빠지고 허리가 구부러지는 침대에서 엉덩이와 무릎을 구부린 채 잔다.

○ 나쁜 자세가 병을 키운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해 증세가 심해진다. 주부가 집안일을 하면서 바닥에 앉아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가 가장 좋지 않다. 이런 동작을 반복하면 척추관절이 밀리거나 두꺼워지는 퇴행성 변화가 나타난다. 따라서 일할 때는 되도록 의자에 앉거나 똑바로 서서 허리를 곧게 펴는 게 좋다.

또 체중이 늘어나면 척추뼈와 관절에 무리를 준다. 퇴행성변화를 가속시키고 증상이 악화되므로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 걸을 때도 배를 너무 앞으로 내밀거나 허리를 굽히고 걷는 자세는 금물이다. 무게중심이 몸 앞쪽으로 약간 쏠리는 듯한 느낌으로 가슴을 활짝 펴서 자세를 잡고 천천히 걷도록 한다.

평소 반 윗몸일으키기가 도움이 된다. 똑바로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허리는 바닥에 대면서 골반을 약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윗몸을 반쯤만 일으킨 후 10초간 유지하다가 바로 눕는 동작을 10회 정도 반복한다. 또 두 손으로 무릎을 잡고 당기면서 윗몸이 반쯤 일어나 무릎과 가슴이 닿도록 하는 동작을 여러 번 되풀이한다. 똑바로 누워서 무릎을 세운 후 양다리를 교대로 폈다가 접는 동작 역시 도움이 된다.

걷기와 수영도 좋다. 수영은 물이 가슴까지 잠기는 곳에서 천천히 걷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쪽 손을 뒤로 올린 뒤 팔꿈치 부분을 반대쪽 손으로 잡은 자세로 걷는다. 걷기는 평지나 낮은 산에서 하루 30분 정도가 좋다.
초기엔 수술이 아니라 약물요법 물리치료 통증주사만으로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척추관이 심하게 좁아져서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을 느끼거나 척추뼈가 어긋난 증상이 함께 생기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방식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방법이 다양하다. 피부를 작게 절개하는 최소침습 수술법, 척추 고정술, 척추 동적 고정술 등이 있다.

최근엔 척추 동적 고정술을 선호하는 편이다. 척추와 척추 사이를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던 기존 고정술과 달리 동적 고정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은 제한하는 반면 정상적인 움직임은 가능하게 함으로써 허리를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조용준 교수팀은 2007년 5월부터 2010년 1월까지 동적 고정술을 받은 94명의 척추관 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신체활동 장애지수와 통증지수를 조사했다. 연구결과 수술 전에 78.3이던 평균 신체활동 장애지수가 수술 후 14.5로, 수술 전 8.2이던 통증지수가 1.3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단, 척추뼈가 어긋나거나 불안정하고 디스크의 노화가 심하다면 일반적인 척추 고정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