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주목, 헬스 북]의사 인간을 어루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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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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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윈 눌랜드 지음/조현욱 옮김/312쪽/세종서적/1만4000원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히포크라테스의 ‘첫번째 아포리즘’에 나오는 이 문장에서 예술은 사실 의술이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이 문장에 이어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기회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경험은 오류가 많으며 판단은 어렵다. 의사는 그 자신이 올바른 일을 할 준비뿐만 아니라 환자와 간병인, 외부 여건을 협력하게 만들 준비도 하고 있어야 한다. 외과의사이자 ‘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사람은 어떻게 나이 드는가’ 등 이미 잘 알려진 의학 에세이를 쓴 저자는 이 책을 ‘의사’를 집중 조명한다. 그는 의사를 과학과 직감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100% 장담할 수 없는 판단을 내리는 사람으로 규정한다. 보다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과학적 지식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환자와 깊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의학사를 비롯해 의사 생활 40년 동안의 경험, 인간 복제와 유전자 치료에 대한 윤리적 논란 등을 종횡무진 다루며 한 가지 깨달음을 이끌어 낸다. 의사는 결코 의료기술로만 환자를 고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의사의 선의는 환자의 자연 치유력을 극대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아픈 몸과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의사들이 이런 사례를 갖고 있고, 자신도 ‘가방 하나에 가득할 정도’로 갖고 있다고 했다. 의사는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라는 기본, 즉 히포크라테스의 아포리즘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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