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가 첫 번째 북극탐사를 떠났다. 이번에는 쇄빙능력 시험뿐 아니라 실제로 연구도 한다. 아라온호가 1월 26일 남위 74도 47분, 서경 137도 24분 서남극 해상에서 3노트로 1m 두께의 다년생 평탄빙을 대상으로 첫 쇄빙능력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극지연구소
한국 최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으로 떠났다. 북극 항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극지연구소는 1일 오후 5시 아라온호가 인천항을 떠나 알래스카 ‘놈’ 항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아라온호는 놈 항을 경유해 20일 북극해에 진입하게 된다.
이번 항해는 지난번 남극 항해보다 더 많은 연구 목표를 갖고 있다. 배에 장착된 연구 장비가 극한 환경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시험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북극 기후와 생명체에 대한 연구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찬우 극지연구소 쇄빙선운영팀장은 “지난번 남극 항해는 얼음을 뚫고 남극 대륙에 접근하는 능력을 평가받는 항해에 가까웠다”며 “남극 항해가 100% 시험항해였다면 이번 항해는 시험항해 성격과 더불어 본격 연구항해가 진행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항해에 참여하려는 국내외 연구진이 많았다. 정경호 극지연 대륙기지사업단장은 “국내외 연구원과 대학 연구소 등에서 승선을 신청했다”며 “연구 계획서를 검토해 중장기 연구목표에 부합하는 연구팀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영국 러시아 중국 등 3개국 연구팀과 기상청 한국해양연구원, 서울대, 해양대 등 9개 기관이 포함됐다.
16일 놈 항에서 아라온호에 승선한 뒤 북극해에서 얼음을 연구할 계획인 이춘주 해양연 해양운송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북극은 남극과 달리 한반도에서 가깝고 여름이 되면 얼음이 얇아지며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에 각국의 연구자가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아라온호가 다양한 두께와 성분의 얼음을 깨 나가는 과정을 수집해 해양연의 빙해수조에서 재현할 계획이다. 깰 수 있는 얼음을 구분할 수 있으면 북극항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북극항로는 북극해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향하는 길이다. 인도양과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기존 항로보다 거리는 7400km, 기간은 10일 정도 단축된다.
북극해에 사는 새로운 미생물을 탐색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극한 환경에 사는 미생물 중에는 유용한 기능을 가진 것이 많다. 영하의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자라는 생물이 있다면 이와 관련된 유전자를 활용해 극지방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을 개발할 수 있다.
최한구 극지연 극지생명과학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북극은 차가운 얼음과 바다가 직접 맞닿는 부분이 많아 식물 플랑크톤 같은 미세 조류를 남극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극해에서 새로운 미세 조류를 발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극의 기후변화와 광물자원을 조사하게 될 아라온호는 8월 31일 인천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다음 항해는 10월 남극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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