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의과학대 줄기세포 메카로 키울것”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19일 03시 00분


박명재 총장 취임 7개월… “국내 의대 아닌 해외와 경쟁”

“미국에 최고 의대인 존스홉킨스대가 있다면 한국에는 CHA의과학대가 있다는 공식이 성립하도록 만들겠다.”

최근 ‘2년 해외연수’ ‘연수 시 4인 가족 왕복항공료 제공’ 같은 파격적인 대우로 임상교수를 특별 채용하겠다고 발표해 화제가 된 박명재 CHA의과대 총장(61·사진). 그는 14일 “이제 국내 의대는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뒤 올 3월 CHA의과대 총장에 취임했다. 취임 7개월이 지났지만 CHA의과대를 ‘한국의 존스홉킨스대’로 만들기 위한 인력 확보와 투자는 아직 멀었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차병원이 돈이 많아서 전체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연구를 지원한다고 여기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연간 100억 원이 드는 지원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어 동문발전기금 모금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CHA의과대에는 정형민 차병원 교수의 43억 원 상당의 스톡옵션 기부, 이훈규 전 인천지검장의 1억 원 기부, 윤상욱 분당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 1억5000만 원 기증 약정, 박석원 분당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1000만 원 기부 등이 줄을 잇고 있다.

박 총장은 “차병원 하면 산부인과나 불임 치료가 주로 떠오르지만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줄기세포 전문 치료병원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차병원은 배아줄기세포를 눈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색소상피세포로 자라게 하는 데 성공해 내년 초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또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혈액 개발도 60∼70%가 진행된 상태로 2, 3년 내에 완성해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강남차병원은 2011년까지 지하 3층, 지상 13층의 대규모 종합병원으로 탈바꿈한다. 분당차병원은 약 5000억 원을 투입해 2013년까지 16만535m² 규모의 국제줄기세포 메디클러스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판교 테크노밸리에는 차그룹 통합줄기세포 종합연구소가 2010년까지 들어서게 된다.

박 총장은 “2013년이 되면 차병원그룹이 설립하는 대부분의 시설이 완공되고 인력이 충원돼 줄기세포 허브로 완전히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총장은 “줄기세포 연구는 한때 국내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불거져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이를 계기로 많은 연구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면서 “CHA의과대를 줄기세포와 불임생식의학의 메카로 키워 인류에게 건강 100세라는 꿈을 심어주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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