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지지 누리꾼, 네이버 공격

  • 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친정부 보수 포털” “광고 ‘다음’으로 몰아주자”

국내 1위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논란 및 촛불시위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반(反)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일부 누리꾼(네티즌)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반면 포털업계 2위인 다음은 여론 광장 서비스인 ‘아고라’가 촛불시위를 주도하는 공간으로 떠오르면서 일부 누리꾼의 긍정적 평가와 함께 “과장과 왜곡이 수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을 함께 받는 등 포털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11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상에서는 일부 누리꾼을 중심으로 ‘네이버 탈퇴’ ‘인터넷 시작 페이지를 네이버에서 다음으로 바꾸기’ ‘네이버 광고를 다음에 몰아주기’ 같은 네이버를 공격하는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네이버는 다음의 아고라 같은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다” “촛불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촛불시위를 생중계한 동영상 사이트인 ‘아프리카’를 금칙어로 정했다”고 주장하면서 네이버를 ‘친(親)정부 보수세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우파 세력으로부터 ‘좌파 성향이 강한 문제 있는 포털’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며 “‘자기편이 아니면 전부 나쁜 놈’이란 식의 편 가르기가 두 대형 포털도 갈라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포털의 정체성은 ‘가치 중립’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가장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프리카’가 검색되지 않았던 것은 시스템 관리상의 실수에 따른 것으로 즉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웹 전문가들은 “다음의 아고라가 특정 사안의 찬반양론을 균형 있게 다루기보다는 특정 의견이 일방적으로 집중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문제”라며 “특히 지나치게 과격하고 불법적인 내용까지 여과 없이 실리는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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