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재구성’ 뇌의 신비 밝혔다

  • 입력 2008년 2월 10일 02시 52분


국내 연구진이 뇌에 저장된 기억을 떠올리고 이를 재구성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강봉균(사진) 교수팀은 “기억을 떠올릴 때 뇌 속에서 단단한 기억 저장 부위가 풀렸다가 다시 결합하는 과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는 온라인판 8일자에 중요 뉴스를 뜻하는 ‘익스프레스 뉴스’로 강 교수팀의 연구를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사건이나 지식을 기억할 때 뇌 안에서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가 만나는 시냅스란 곳이 평소보다 더 단단하게 결합한다고 한다. 특정 기억이 신경 시냅스 안에 담기는 셈이다.

연구팀은 한번 저장된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때 시냅스를 단단하게 만든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시냅스가 풀리고, 결국 저장된 기억을 내놓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이 과정이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억제하면 기억이 변형되거나 사라지는 것도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억이 재구성되는 메커니즘을 밝혔을 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 기억을 유지하거나 변형하는 데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