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세컨드 라이프’의 분신 놀이

  • 입력 2007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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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쿠키 구스타프슨(사진). 청바지와 하얀 티셔츠를 입은 이웃집 소년과 같은 외모에 돈은 하나도 없고 집도 없습니다. 돈이 없더라도 할 일은 많습니다. 날아다닐 수 있고 원하는 장소로 공간 이동도 합니다. 나이트클럽에서 춤도 추고 사람들과 대화도 합니다.

3차원 가상현실 서비스 ‘세컨드 라이프’에서 사는 제 분신(아바타) 얘기입니다.

올해 안에 한국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세컨드 라이프를 해 봤습니다.

우선 세컨드 라이프(secondlife.com/world/kr)에 접속해 30.8MB 크기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내려받습니다. 아바타의 생김새, 회원 등급 등을 정하고 시작합니다.

처음 태어나는 곳은 오리엔테이션 아일랜드라고 하는 곳입니다. 아바타 조작, 다른 이용자들과의 소통 방법 등을 익히는 곳입니다. 그 이후는 정말 마음대로입니다. 특별한 목적은 없습니다. 여의도의 80배에 이르는 새 세상이 펼쳐집니다. ‘서치’를 통해 유명 장소나 그룹을 검색할 수도 있고 원하는 곳으로 공간이동도 가능합니다. 사이버 섹스도 가능하지만 우선은 ‘물건’을 돈을 주고 사야 한답니다.

이처럼 세컨드 라이프는 자본주의 사회다 보니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데 우선 돈이 필요하죠. 그렇다고 진짜 돈을 내고 활동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집이나 차 없다고 못 사는 것은 아니니까요. 계속 춤을 추면 분당 7∼10달러를 벌 수 있는 곳도 있답니다.

세컨드 라이프 안에는 한국인 커뮤니티도 있습니다. 다음의 cafe.daum.net/joywind나 네이버의 cafe.naver.com/sl4korea.cafe에 가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답니다.

세컨드 라이프를 하기 위해서는 걸림돌도 있습니다.

현재는 영어로 서비스가 되고 있고 처음에 조작 방법을 익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PC의 부품 성능도 좋아야 합니다. 그래픽카드가 좋지 않으면 프로그램 자체가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생깁니다.

프로그램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접속이 원활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화려한 그래픽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금방 싫증 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또 하나의 세상에 나의 분신이 살고 있고 그 세상에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점은 세컨드 라이프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어떻게 살지는 이용자의 몫입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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