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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2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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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선발은 단순히 한국 우주인을 뽑았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우주에서 수행한 각종 과학실험 결과는 과학 기술력 향상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초의 한국 우주인이 우주에서 사용한 국산 상품의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10위 경제 규모에도 불구하고 그간 부진했던 유인 우주개발에 청신호를 마련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비록 세계 35번째로 뒤늦게 우주인을 배출한 나라가 됐지만 그간 축적한 산업과 과학기술력을 잘 활용하면 ‘늦은 출발’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두 후보가 우주로 가기까지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멀고 험하다.
○ 몸무게 9배 중력 견뎌야
두 후보는 2008년 4월까지 한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고된 훈련을 받아야 한다.
후보들은 일단 내년 1월 중순 러시아로 건너가 2주간 현지에서 정밀 의학검사를 받는다. 이는 앞으로 1년간 진행될 고된 훈련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러시아는 후보들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을 때 언제든 우주선 탑승을 거부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을 쥐고 있다.
3월부터는 본격적인 우주인 훈련이 시작된다.
두 후보는 다양한 훈련을 거치면서 체력을 보강하고 각종 우주 임무에 필요한 교양을 쌓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기 몸무게의 9배가 넘는 힘을 견디는 중력내성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우주선 발사 5일 전부터는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서 하루 4시간 이상 집중 체력훈련을 받는다.
누가 2008년 4월 발사되는 소유스호를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갈 것인지는 6개월 전인 내년 10월 일단 잠정적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최종 탑승자가 누가 될지는 발사 전날까지 알 수 없다. 우주선 발사 날 최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후보를 우선 탑승시키기 때문이다.
○ ‘잉크로 글씨 쓰기’ 등 실험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스호에 탑승해 220km 고도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10분. 하지만 ISS에 진입하는 데는 이틀이 더 걸린다.
우주정거장은 장기간 무중력 상태에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
최초의 우주인은 ISS에서 1주일간 머무르며 무중력 상태에서 잉크로 글씨 쓰기, 소음차단용 귀마개 써 보기, 우주 김치 먹기, 진공에서 초파리와 씨앗의 성장 관찰하기 등 18개 과학실험을 포함한 각종 우주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금까지 소수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무중력 상태에서 과학실험 ‘미션’을 수행한 사례는 드물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한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에서 10번째로 우주에서 과학실험을 수행하는 국가가 된다.
이를 위해 한국이 훈련비용 등을 포함해 러시아에 지불하는 비용은 약 180억 원이다. 하루에만 25억7000만 원이다.
우주인이 돌아오면 우주개발 및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과학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 발표력 순발력 테스트가 마지막 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까지 두 후보는 115일 동안 4차에 걸친 고된 평가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이들은 우주인 공모에 지원한 3만6206명 중 9월 2일 실시된 3.5km 달리기를 비롯해 필기시험과 신체검사, 우주적성검사, 심리검사, 러시아 현지평가 등 4단계의 엄격한 선발 과정을 통과했다.
그 사이 후보들은 자기 몸무게의 5배가 넘는 중력을 견디고 국산 공군 훈련기를 타고 공중 곡예비행을 해 보기도 했다. 12월 3∼8일에는 러시아 현지로 건너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무중력 비행기를 타 봤다.
후보들은 25일 마지막 관문으로 발표력과 순발력 등을 평가하는 1분 주제 발표를 했다.
자신이 우주인이 돼 ISS에 올라갔다고 가정하고 그곳에서 본 지구의 모습, 우주인들의 생활, 과학실험 내용 등을 1분간 설명하는 것.
실제 ISS에서 이뤄질 한국과의 짧은 교신에 대비한 실전 능력을 보기 위한 마지막 평가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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