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나 교수 진료실 속의 性이야기]뚝! 고추도 부러진다?

  • 입력 2006년 11월 6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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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비뇨기과에도 골절 환자가 있어? 도대체 뭐가 부러진 것이지? 그 골절은 어떻게 치료하는 거야? 깁스라도 하는 거야?”

화창한 주말 오후, 수술실 게시판에 있는 일정표를 훑어보던 의료진이 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비뇨기과 골절은 다름 아닌 음경 골절. 이 일정표에는 한 40대 남성 음경 골절 접합 수술이 적혀 있었다.

음경 골절은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단 발생하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통해 교정해 줘야 하는 비뇨기과의 응급질환 중 하나다. 골절이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원인의 대부분은 성행위이다.

남성의 음경은 수세미와 같이 내부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혈액이 잘 차고 빠질 수 있는 음경 해면체 조직이 있고, 그걸 잘 포장하여 둘러싸고 있는 단단한 막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해면체 안의 피가 충혈되어 완전히 발기된 상태로 딱딱해진 음경이 성행위 도중 갑자기 방향을 잘못 움직여 힘을 잘못 받으면 ‘뚝’ 하는 파열음과 함께 음경 해면체를 싸고 있는 막이 터지면서 충혈됐던 피가 새 버리는 것이다.

발기된 음경은 막대기처럼 딱딱한데, 그 상태에서 막이 터지면 터진 반대쪽으로 마치 막대기가 부러지듯이 꺾어지니까 음경 골절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이런 음경 골절은 여성 상위 체위에서 잘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잠을 자다가 아침에 발기가 되어 자기도 모르게 뒤척이면서 정말 운이 없게 어딘가에 부딪혀서 골절상을 입거나, 자위를 하다가 잘못해서 음경이 부러져 찾아오는 환자도 있다.

음경 골절이 생기면 음경이 한쪽으로 꺾어지며 피가 고인 부분이 멍들어 보이고 부어오른다.

그냥 두면 음경이 꺾인 상태에서 아물어 버려 나중에 정상적인 성행위가 힘들게 된다.

잘 아문다 해도 터진 부위에 흉터가 굵게 남고 굽은 상태가 되므로 대부분 수술로 터진 부분을 교정해 줘야 한다.

심하지 않은 상처는 마치 깁스하는 것처럼 음경에 압박 붕대를 감아 고인 피가 흡수되도록 기다리기도 한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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