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대∼한민국’…세계적 과학저널에 잇따라 실려

  • 입력 2006년 6월 26일 03시 12분


한국인 과학자들이 각각 참여한 4개 국제 공동연구팀이 25일 세계적인 생명과학 저널에 잇달아 연구결과를 실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정재웅(46) 교수와 포스텍 생명과학과 오병하(43) 교수 연구팀은 ‘유브이랙(UVRAG)’이란 세포 내 단백질이 암세포 억제와 성장을 조절하는 ‘자식(自食)작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네이처 셀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자식작용이란 세포 스스로 덜 필요한 부분을 먹어 치우는 대사 활동으로, 지금까지 Bcl-2라는 유전자만이 이를 조절(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정 교수는 “쥐의 암세포 실험 결과 UVRAG가 세포의 자식작용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암,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세포의 과잉 증식이나 손상된 세포 조절에 관여하는 자식작용을 규명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부산대 의대 배수경(40) 교수와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노치’라는 세포의 막단백질(세포막에 있는 단백질)을 통해 이뤄지는 신호전달 과정을 이용해 줄기세포 수를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배 교수는 “‘노치’ 신호전달 과정은 세포의 성장, 분화, 생존을 조절하는 요인”이라며 “줄기세포 막단백질의 특정 조건을 조절하면 줄기세포를 원하는 만큼 증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의대 강경훈(42) 교수와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김명진(32) 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팀은 ‘CpG 섬 메틸화 표현형(CIMP)’이라는 세포 형질이 대장암을 유발하는 원인이라는 사실을 ‘네이처 지네틱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 187명의 세포를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종양 발생에 따른 결과로 알려져 온 CIMP가 대장암을 유발하는 여러 기전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세인트존스대 박상기(38) 교수가 참여한 미 공동연구팀은 혈관내피 형성에 관여하는 ‘VEGF’라는 단백질이 혈관 내 적혈구 생성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방식으로 ‘VEGF’ 유전자를 억제했을 때 적혈구 속에 다량 들어 있는 헤모글로빈이 60∼75% 이상 늘어난다는 사실을 쥐 실험결과를 통해 얻었다.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