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 우린 꼭 새끼낳을게요” 백두산 호랑이부부 신방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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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봄쯤엔…중국에서 새로 들여온 백두산 호랑이 두만(수컷·왼쪽)과 압록(암컷)이 17일 경기 포천시 소흘읍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두만과 압록이는 당분간 철창을 두고 ‘각방 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얼굴을 익히는 시간을 가진 뒤 내년 1∼2월 발정기 때 합방할 계획이다. 포천=연합뉴스
내년 봄쯤엔…
중국에서 새로 들여온 백두산 호랑이 두만(수컷·왼쪽)과 압록(암컷)이 17일 경기 포천시 소흘읍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두만과 압록이는 당분간 철창을 두고 ‘각방 생활’을 하면서 서로의 얼굴을 익히는 시간을 가진 뒤 내년 1∼2월 발정기 때 합방할 계획이다. 포천=연합뉴스
“이제는 비아그라에 기대지 않아도 돼요. 워낙 건강하니까….”

경기 포천시 국립수목원 산림동물원에 있는 백두산 호랑이 수컷 ‘백두’에게 수차례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까지 투약하면서 번식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이상직(李相稷·75) 수의관은 17일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중국에서 3, 4세 된 암수 한 쌍을 새로 들여왔기 때문.

중국의 백두산 호랑이 전문 사육기관인 둥베이후린위안(東北虎林園)에서 들여온 이번 호랑이 한 쌍은 암컷이 출산 경험이 있는 데다 수컷 역시 교미 경험이 있어 번식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두 호랑이는 5평 남짓한 각자의 방에서 생활하며 하루 쇠고기 4kg과 닭 2kg에 비타민제 등을 공급받으며 생활하게 된다. 80여 평의 대운동장과 50여 평의 소운동장도 호랑이들의 전용 시설이다.

수목원 측은 두 호랑이가 친분을 쌓은 뒤 내년 초 교미를 시도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1994년 들어온 ‘백두’와 ‘천지’는 교미 장면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도 보여 주고 비아그라도 투약했으나 교미를 하지 못한 채 이번에 들어온 ‘두만’(수컷)과 ‘압록’에게 안방을 내주고 다소 좁은 뒤쪽 칸으로 밀려났다.

이 수의관은 “몸 상태나 성장 과정을 볼 때 두만, 압록이가 2세를 만들 가능성은 80% 이상”이라며 “내년 봄에는 한국에서 태어난 백두산 호랑이를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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