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주최한 정보통신부와 문화관광부는 지스타를 E3와 도쿄게임쇼 못지않은 세계 3대 게임쇼 가운데 하나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지스타 게임쇼에 선보인 한국 게임업체의 새 게임들은 그동안 부족했던 3차원 그래픽 등 ‘기술력’에서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일렉트로닉 아츠(EA) 등 미국 유명 게임업체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지적됐지만 행사 첫날 300여 명의 해외 게임업체 관계자가 행사장을 찾아 성황을 이뤘다.
● 현실과 게임의 경계를 좁힌다
이번 행사에서 돋보인 것은 현실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그래픽의 최신 게임과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간편한 캐주얼 게임의 경쟁.
한국의 넥슨, 일본의 코나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는 각각 자신들의 전시 부스에 ‘게임 동영상 전용극장’을 설치했다.
넥슨은 온라인 롤플레잉게임 ‘제라’의 동영상을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제작해 360도 원형스크린에서 전시기간 내내 상영한다. 코나미와 SCE도 각각 게임 주인공의 얼굴 위로 흐르는 땀방울까지 자세히 보이는 사실적인 게임 동영상을 매일 5∼7회씩 상영한다.
이는 최근 64비트(b) 개인용 컴퓨터(PC)용 중앙처리장치(CPU)가 빠르게 보급되는 등 기술 발전 덕분에 가능했다. 게임팬들에게 현실에 더욱 가까운 체험을 줄 수 있게 된 것.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64b CPU는 그동안 어색했던 게임 속 컴퓨터그래픽을 애니메이션 수준의 뛰어난 그래픽으로 바꿔 놓는다”며 “조만간 게임 사용자가 영화 속에 들어간 듯한 착각을 일으킬 만한 게임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누구라도 즐길 수 있다
지스타에서는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무료로 게임을 내려받아 그 자리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최신 기술로 무장한 게임 못지않게 인기를 끌었다.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테니스게임 ‘스매쉬스타’와 로봇 게임 ‘엑스틸’ 등은 게임을 직접 해보려는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두 게임은 PC 앞에 앉아 간단한 조작법만 배우면 앉은 자리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어 게임 초보자들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또 PC와의 단조로운 게임이 아닌 ‘사람 대 사람’의 경기라는 온라인 게임의 특성 탓에 변수가 다양해 쉽게 지루해지지도 않는다.
또 100억 원 이상의 개발비가 들어가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과는 달리 캐주얼 게임은 제작비가 20억∼30억 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수익성도 높다.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을 맡은 베스트셀러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개발자 빌 로퍼 씨는 “한국의 캐주얼 게임은 게임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게임 팬으로 만들어 수익을 올리기 시작한 독보적인 사업모델”이라고 말했다.
고양=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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