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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0월 12일 0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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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여 종의 신품종 장미 가운데 장미 6종이 눈길을 끈다. 연인, 해오름, 바래미, 다홍이, 운무, 매혹으로 이름 지어진 이 장미들은 연간 100억 원이 넘는 장미 로열티를 절감할 ‘예비 효자 품종’.
충북농업기술원 화훼연구팀 김주형(金周亨·42) 박사가 7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신품종 장미는 병충해에 강하고 환경 적응성이 뛰어나다.
진한 향기에 고유의 빛깔을 가져 국내 장미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 네덜란드 등 외국산 장미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1997년부터 신품종 장미 개발에 도전한 김 박사는 2년 간 가시 없는 장미 등 85종의 다양한 장미 종자를 수집, 품종 교배를 시작했다.
2500여 차례가 넘는 교배 작업은 쉽지 않았다. 서로 다른 종자를 교배시키다 보니 아예 싹조차 트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꽃이 피어도 장미 고유의 모양과는 다른 이상한 모양이 나오기도 했다.
김 박사는 “장미 육종에 대한 국내 연구가 아직 기초적인 수준이라 쉽지 않았지만 노하우를 축적한다는 마음으로 연구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700여 종의 종자를 골라낸 뒤 다시 재배를 해 상품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60품종을 만들어 냈다.
이후 김 박사는 충북지역 최대 화훼재배단지인 진천지역 농민과 수시로 만나 협의를 거쳐 60품종 가운데 6품종을 추려내 최근 품평회를 가졌다.
결과는 만족스런 수준. 장미 시장의 색상 선호도에 따라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꽃 색깔, 향기, 항(抗)병충해 등 대부분 평가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품평회에 참가했던 최주순(48·진천군 이월면) 씨는 “해마다 외국에 지불하는 막대한 로열티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농업기술원은 이달 안에 국립종자관리소에 신품종 등록을 한 뒤 올해 말 6곳의 농가를 선정, 무상으로 분양해 재배하고 2007년부터는 전국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육성 장미품종이 차지하는 재배면적은 1% 수준에 그쳐 장미재배 농가들은 로열티(평균 1200원선) 지급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김 박사는 “신품종을 개발하는 과정에 재배농가의 의견을 수렴하는데 힘을 기울였다”며 “앞으로도 외국산 장미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다양한 품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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