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황우석 돼지농장’ 어디로…

  • 입력 2005년 9월 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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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돼지 농장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2년 8월 복제 돼지를 안고 있는 황 교수.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돼지 농장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2002년 8월 복제 돼지를 안고 있는 황 교수.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의 복제돼지 실험으로 유명한 충남 홍성농장이 옮겨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6일 서울대에 따르면 황 교수팀은 이 농장의 주인이 7월경 서둘러 농장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대체 부지를 찾고 있다. 황 교수팀은 복제 수정란을 이식한 돼지 120여 마리가 있는 400여 평 규모의 이 농장을 2003년부터 사용했으며 내년 말까지 사용하기로 돼 있었다.

황 교수팀은 정식 임대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어서 농장 주인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농장을 내줘야 할 처지다. 행정도시개발 등의 여파로 홍성 일대 땅값이 치솟자 땅값 하락을 우려한 주민들이 농장을 빼달라는 요구가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며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 농장을 만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이 농장을 공개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또 기반시설이 전혀 없는 곳에 새롭게 농장을 만들려면 수십억 원이 들기 때문에 황 교수팀은 이 제안을 선뜻 수용할 수 없었다.

손학규(孫鶴圭) 경기도지사 측은 경기 오산시 가축위생연구소에 농장시설을 만드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황 교수팀은 현재 경기도와 농장 건설을 위해 협의하고 있으나 연구 조건과 예산 등 풀어야 할 문제를 안고 있다.

당초 황 교수팀의 계획은 홍성농장을 계속 사용하다 경기 수원시 이의동에 대규모 연구시설을 건립해 2007년 초에 입주하는 것. 현재 황 교수팀은 이 연구시설의 부지 확보와 설계까지 마쳤으나 한정된 예산 200여억 원을 받고 공사를 하려는 건설사가 없어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황 교수팀 관계자는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의 성의는 고맙지만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아 아직 농장을 옮길 장소를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기존 홍성농장은 규모가 작아 연구에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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