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대전엑스포 마스코트 꿈돌이랜드서 ‘귀환쇼’

  • 입력 2005년 4월 14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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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과학 마스코트 꿈돌이. 우주에서 온 아기 도깨비 형상으로 머리에 있는 별 모양의 더듬이는 우주의 정보를 받아들여 인간과 의사소통을 하는 안테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내 유일의 과학 마스코트 꿈돌이. 우주에서 온 아기 도깨비 형상으로 머리에 있는 별 모양의 더듬이는 우주의 정보를 받아들여 인간과 의사소통을 하는 안테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일본의 대표적인 로봇은? 걷고 춤추며 계단도 오르는 사람 모습의 ‘아시모’를 흔히 떠올릴 것이다. 1997년 일본 혼다 사가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까지 아시모는 일본 로봇 나아가 일본 과학기술력의 상징으로 전세계에 인식돼 왔다.

그런데 1993년 한국에서도 세계를 놀라게 한 로봇이 등장했다. 대전 엑스포(국제박람회) 행사장을 3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누비고 다닌 꿈돌이와 꿈순이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양현승 교수팀이 개발한 이들은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며 인사하고 장애물을 피해 다니는 지능형 이동로봇이었다.

인파로 가득한 행사장에서 로봇을 ‘풀어놓은’ 사례로는 세계 최초였다. 일본 NHK와 영국 BBC가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2년 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4회 국제 이동로봇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꿈돌이는 엑스포 사상 최다국(108개국)이 참여한 대전 엑스포의 공식 마스코트였다. 1989년 4월부터 2년간 이미지 일반공모 및 전문가 지명공모, 선호도 조사, 명칭 일반공모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국내 유일의 ‘과학 마스코트’가 탄생했다. 우리 전통적인 도깨비와 우주의 아기 요정이 결합된 모습으로 행사기간 내내 국내외 참가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박사는 “특히 꿈돌이가 여름철 밤하늘에 잘 보이는 백조자리 머리 부분의 꿈돌이별(알비레오)에서 지구를 방문했다는 상황설정은 어린이들에게 우주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상과학소설(SF)의 줄거리로 손색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12년이 지난 현재 꿈돌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엑스포 행사가 끝난 후 첨단시설과 부지를 국민과학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개관한 ‘엑스포 과학공원’이 사회적 관심 부족으로 점차 인기를 잃어갔고 이와 함께 꿈돌이 역시 잊혀져 간 것. 공원 광장에 서 있던 꿈돌이 동상도 한 부분씩 떨어져 나가다 결국 철거됐다.

꿈돌이를 단 한 번의 행사에만 사용하고 말아서는 안되는 이유는 단지 마스코트를 만들어낸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서 만이 아니다. 꿈돌이는 세계에 한국의 수준을 과시하고 국민에게 과학적 상상력을 제공한 대표적인 ‘과학문화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엑스포 과학공원 옆 꿈돌이랜드(www.kumdori.co.kr)에서 30일부터 5월 8일까지 9일간 ‘어린이 과학동아와 함께 하는 돌아온 꿈돌이 축제’가 펼쳐진다. 꿈돌이가 ‘우주선’을 타고 내려오는 귀환쇼, 4인 이내 1가족을 선발해 일본 가고시마 우주센터를 견학시키는 ‘스페이스 패밀리’(신청 kids.dongascience.com), 과학만화잡지 ‘어린이 과학동아’ 인기만화가 사인회 등 다양한 행사로 꾸며질 예정. 12년 전 세계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던 꿈돌이가 화려하게 부활하기를 기대해본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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