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PC 속의 할리우드… ‘다운로드 서비스’ 美서 본격 시작

  • 입력 2004년 6월 15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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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온라인 영화 서비스 시대가 열리는가. 최근 미국에서 매달 일정한 요금을 내면 한달에 100편의 영화를 다운로드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마침내 온라인 영화 서비스 시대가 열리는가. 최근 미국에서 매달 일정한 요금을 내면 한달에 100편의 영화를 다운로드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를 온라인으로 본다.

불법복제 얘기가 아니다. 최근 미국 뉴욕 타임스의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업체인 리얼네트워크와 미디어업계의 스타츠 앙코어 그룹은 14일부터 미국의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스타츠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된 영화들을 온라인으로 다운로드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한 달에 12.95달러(약 1만5000원)를 내면 매달 100편 가량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대상 작품은 개봉된 지 1년이 지난 작품들과 옛날 영화들이 망라돼 있다. 6월에는 ‘니모를 찾아서’ ‘캐리비언의 해적’ ‘포세이돈 어드벤처’ 등이 제공된다.

이처럼 할리우드의 주류 영화를 정액 회원제로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온라인 영화 서비스라면 편당 1∼5달러를 내는 페이퍼뷰(Pay-per-view·시청한 영화 편 수만큼 요금을 내는 방식) 서비스가 전부였다.

이 같은 서비스가 등장한 이유는 음악업계에서 보듯 영화파일의 불법복제가 확산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원래 두 회사는 2002년부터 이 같은 서비스를 추진하려 했으나 기술적 문제와 소비자들의 호응도를 고려해 시행이 미뤄져 왔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오디오와 비디오 콘텐츠 구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데다 영화 파일을 편리하게 내려 받을 수 있는 초고속 브로드밴드 인터넷 망이 확산됨에 따라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것.

업계에서는 이번에 실시되는 정액 회원제가 뿌리를 내릴 것인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존의 페이퍼뷰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5개 스튜디오가 소유한 ‘무비링크’는 한 달에 10만건 정도,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지분을 보유한 ‘시네마 나우’는 매달 3만5000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스타츠사의 서비스는 가입자에게 특정기간 내에 영화를 골라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호응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화면의 선명도는 케이블 유료 영화채널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며 다운로드 속도도 편당 10∼30분이나 걸린다.

스타츠사는 이 서비스를 위해 디즈니사와 유니버설사 등으로부터 영화의 인터넷 저작권을 독점적으로 사들였으나 제공되는 영화의 종류도 아직 다양하지 않다. 유료채널인 HBO와 쇼타임도 최근 인터넷 저작권을 사들이기 시작했지만, 두 회사는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앞으로 온라인 영화 서비스의 전쟁도 멀지 않은 듯하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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