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사이언스 선정 ´2002년 과학 10대 뉴스´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7시 20분


물리학자들이 과학고 학생들을 만나 이공계 진학을 권유하고 있다.
물리학자들이 과학고 학생들을 만나 이공계 진학을 권유하고 있다.
《올해는 첫 복제 인간이 태어났다고 발표되고 벼와 쥐의 게놈 지도가 완성되는 등 어느 해보다 굵직굵직한 과학기술 뉴스가 많았다. 한편으로는 국내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2002년을 마감하며 동아사이언스가 선정한 국내외 10대 과학 뉴스를 소개한다.》

◇국내 5대 과학 뉴스

△이공계 기피 현상 심각

청소년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 과학고 학생들은 물론 국제 과학올림피아드 수상자마저 의대로 진학하는 등 ’의대 열풍’이 거셌다. 주요 대학의 이공계 박사 지원율은 계속 떨어지고 우수 인재들은 외국 대학으로 대거 빠져나갔다. 정부는 이공계 진학자에게 장학금과 해외 유학 지원 등 ’당근’을 마련했으나 의대 열풍과 이공계 기피를 막지는 못했다. 과학기술인들이 존경받고 대우받는 분위기 조성과 초·중·고교에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북돋는 교육이 절실하다.

△한국 항공우주史 새로 쓰다

한국이 개발한 액체연료 추진로켓.



11월 28일 서해안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개발한 액체연료 추진로켓이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이 ‘우주 개발 국가’로 도약하는 신호탄이었다. 한국 정부는 2005년에 길이 30미터, 무게 100t의 액체 로켓을 발사해 직접 위성을 우주에 올릴 계획이다. 또 정부와 항공우주산업이 올해 마하 1.4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처음으로 개발했다. T-50 개발 프로젝트는 무려 2조원이 든 단군이래 가장 큰 국책 연구개발 프로젝트였다.


△해 넘기는 생명윤리법 제정

인간 배아.

생명윤리법 제정이 또 해를 넘겼다. 보건복지부는 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생명윤리법안을 만들었으나, 과학계와 과기부가 난치병 치료 기술 개발을 이유로 반대했고, 결국 법안 제정은 물거품이 됐다. 현재 보건복지위 국회의원들이 배아 복제를 금지하는 내용의 생명윤리법을 추진하고 있으나 내년에 제정될지도 미지수다. 배아 복제는 외국에서도 계속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과학영재고 첫 학생 선발

과학영재고 합격자인 김종우군(가운데)과 부모.



국내 첫 과학영재학교인 부산과학영재고가 9월초 144명의 신입생을 뽑았다. 기존 과학고가 명문대 입시기관으로 변질됐다는 비난과 함께 세계적인 영재 교육 열기에 힘있어 설립된 과학영재고는 올해 여러 분야에서 영재 열풍을 일으켰다. 과학영재고는 내년에 기존 교육과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영재 교육을 선보이게 된다.


△나노반도체 양산기술 첫개발

삼성전자가 개발한 나노 반도체.

삼성전자는 9월 세계 최초로 나노 반도체의 양산 기술을 개발해 ’나노 반도체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나노 반도체는 90나노 D램으로 회로의 선폭이 머리카락 굵기의 125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나노 반도체 개발 뉴스가 나왔지만 상용 반도체를 만든 곳은 삼성이 처음이었다. 앞으로 반도체는 물론 다양한 산업에서 원자나 분자를 조작하는 나노기술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5대 과학 뉴스

△첫 복제인간 탄생 발표

복제 인간이 태어났다고 발표한 브아셀리에 박사.



종교단체 ‘라엘리안’이 세운 클로네이드 사는 최근 첫 복제 인간이 태어났다고 발표했다. 클로네이드의 주장을 100% 믿기는 어렵지만 기술적으로 복제 인간은 충분히 가능하고 이탈리아의 안티노리 박사도 내년초에 복제인간이 탄생한다고 밝히는 등 머지 않아 복제 인간이 태어날 것으로 보는 과학자들이 많다.

만일 복제 인간이 태어나면 종교·윤리적 논쟁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며, 생명에 대한 기존 가치관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생명체 게놈 지도 완성 잇따라

게놈 지도가 완성된 벼.

지난해 인간에 이어 올해는 여러 생명체의 게놈 지도가 잇따라 완성됐다. 4월 미국-중국 공동 연구팀과 스위스 신젠타 사가 각각 벼의 게놈 지도를 완성했다. 최근 쥐의 게놈 지도가 완성돼 인간과 쥐의 유전자가 80% 같다는 사실이 발표됐다. 말라리아 기생충과 모기, 복어 등 다양한 생명체의 게놈 지도도 올해 나왔다. 이를 통해 생명의 비밀을 더 많이 밝히고 지금보다 월등한 작물과 신약을 개발할 수 있지만, 무분별한 유전자 조작으로 생태계 교란도 우려된다.


△‘다나카 노벨상’ 열풍

노벨화학상을 받은 다나카

10월초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가 노벨 화학상을 받으면서 세계에 ‘다나카 신드롬’이 불었다. 특히 다나카가 박사 학위 하나 없는 데다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에서 평생을 일해왔고, 욕심 없고 소탈한 그의 모습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다나카에 대한 인기가 높았다. 한편 일본은 2000년 이후 3년 연속 노벨 과학상을 받아 기초과학 강국으로 떠올랐다.


△700만년전 인류조상 화석 발견?

투마이 원인 화석.

프랑스 미셸 브뤼네 박사는 7월 아프리카에서 600만∼700만년전 것으로 보이는 인류의 두개골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인류의 화석은 500만년전 것이었다. 이 화석에는 ’삶의 희망’이라는 뜻인 ‘투마이 원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브뤼네 교수는 이 화석을 근거로 인류는 600만∼700만년전 원숭이에서 갈라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이 화석이 고릴라 조상의 화석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패스트푸드 유해성 논란

감자튀김.

올해는 패스트푸드가 가장 심하게 공격받은 해였다. 스웨덴에서는 올 봄 감자튀김에서 발암 물질인 아크릴아미드가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국내에서도 감자칩, 감자튀김을 비롯해 초콜릿, 건빵, 비스킷 등에서도 아크릴아미드가 발견됐다. 또 미국에서는 햄버거가 지나치게 많은 칼로리가 들어 있어 비만과 당뇨, 성인병을 일으킨다며 햄버거 회사에 대한 소송이 시작되는 등 ‘패스트푸드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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