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 On vs Off]증권사 주식거래

  • 입력 2001년 4월 22일 18시 42분


대신증권 문홍집 전무는 외국의 사례를 들며 “오프라인기업이 절대 우위”라고 잘라 말했다.

“아마존이 짧은 시간에 브랜드를 키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물류창고 등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반즈앤드노블이 온라인에 진출하는데 들었던 노력이나 비용은 아마존이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비용의 수십분의 일에 불과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300개의 지점을 가진 찰스슈왑이 순수온라인증권사인 이트레이드를 앞지른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문전무는 “최근 데이터를 보면 오프라인 영업점을 통해 거래하는 고객들의 수익률이 온라인 전용고객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온라인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영업점을 통해 컨설팅을 받으려는 수요는 꾸준히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순수 온라인증권사들의 유일한 무기는 수익을 낼 수 없을 정도의 싼 수수료”라며 “이런 회사들은 더 싼 가격을 내세우는 후발 경쟁사들에 의해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반면 영업점을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키움닷컴증권의 윤수영이사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자산관리나 금융상품 판매 등을 위해서는 오프라인매장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순수한 증권거래부문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없기 때문에 낮은 비용구조를 갖고 있는 온라인증권사들이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키움닷컴증권은 자본금 규모가 30위권 밖인데도 영업을 시작한지 1년도 안돼 시장점유율이 2.2∼2.3%로 업계 12위입니다. 대형 증권사들과는 아직 비교가 되지 않지만 중소 오프라인증권사들과 비교할 때 순수온라인증권사들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윤이사는 온라인증권사들의 수익구조가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시장점유율이 3%를 넘으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이사는 또 “미국에서는 최종 주식거래가 브로커들에 의해 처리되지만 한국은 모든 과정이 전산시스템으로 처리돼 불필요한 수수료가 없다”며 “온라인 증권사들의 경쟁환경은 한국이 미국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윤이사는 그러나 “규모의 경제 원리가 강하게 적용되는 온라인 비즈니스의 성격을 감안할 때 2, 3개 온라인 증권사들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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