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죽음부른 자살사이트…20대 2명 여관서 발견

  • 입력 2001년 2월 1일 23시 53분


20대 남자 2명이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후 여관에서 동반자살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1시15분경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D여관 501호에서 송모(29·무직·전북 익산시), 방모씨(26·무직·서울 성동구) 등 2명이 숨져 있는 것을 여관 주인 조모씨(50)가 발견했다.

조씨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반경 이들이 함께 투숙해 안주와 소주 2병, 맥주 4병을 주문해 먹은 뒤 이날 오후가 되도록 인기척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이불을 덮고 나란히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관방 안에서 가족연락처와 ‘자살입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메모지, 독극물 냄새가 나는 작은 병을 발견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경 대전 동구 중동 대전역 앞에서 부산에 사는 정모양(17·고3)과 만나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용을 추적한 결과 정양은 29일 자살을 포기하고 부산으로 되돌아갔고 남자 2명만이 자살을 결행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하기로 했다.

정양은 경찰조사에서 “자살사이트 ‘I마당’에서 만났으며 E메일을 통해 함께 자살하기로 약속하고 대전역에서 만났으나 겁이 나 집으로 돌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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