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LG비동기 괜찮다?' …'3 비동기 무방론' 확산

  • 입력 2000년 12월 24일 18시 24분


IMT―2000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LG가 비동기식을 조건으로 사업권 재도전 의사를 24일 밝혀 주목되고 있다. LG는 ‘동기식으로는 비동기식과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기술표준을 업계자율에 맡길 것을 주장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이를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비동기 사업을 추진중인 장비업체 등이 관련 산업육성을 명분으로 LG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어 사업권의 ‘용도변경’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LG의 재도전〓LG글로콤의 이정식 상무는 24일 “동기식으로는 시장규모, 투자비 등에서 비동기식과 경쟁할 수 없다”며 “내년 2월 추가 사업자 선정에서는 신청업체 스스로 기술표준을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동기식 재도전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이는 LG측이 탈락 직후 “사업권에 재도전하지 않겠다”던 자세를 바꾼 것으로 내년 1월 추가 사업권 심사과정에서 정부측으로부터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낳고 있다.

▽용도변경 가능한가〓LG를 주축으로 비동기식을 추진했던 관련업계는 “3개 IMT―2000 사업자 모두 비동기식으로 가도 무방하다”며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 정통부의 당초 구상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에 뿌리를 둔 동기식 시장을 육성해 해외진출을 돕는다는 것. 그러나 양대 강호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이 모두 비동기식 사업자가 되면서 동기식을 고집할 명분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비동기식 쪽에 무게를 싣고 있는 장비업체들도 LG의 ‘재기’가 장비시장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비동기식 사업자의 추가선정을 바라는 눈치. 일부 업계에서는 정통부가 SK의 동기식 신청을 설득하기 위해 ‘선 동기식 신청, 후 비동기식 변경’안을 흘린 적이 있는 만큼 사업권의 비동기식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자세〓정통부는 동기식 사업자 1개사를 반드시 선정하겠다는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 단, 동기식 사업신청을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고려할 수는 있다는 것. 안병엽(安炳燁)정통부장관은 이와 관련, “사업권을 비동기식으로 바꾸는 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SK와 한국통신 등 강력한 업체들이 비동기식으로 돌아섰지만 동기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정통부는 한발 더 나아가 “동기식 사업자가 훨씬 더 유리하다”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연초 개각 이후 이같은 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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