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이버축구는 한국이 세계 최강"

  • 입력 2000년 10월 22일 18시 46분


“한국 축구 실력은 세계 정상급에 비해 떨어지지만 사이버 축구 실력은 세계 최강이예요.”

최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일주일간 열린 세계사이버게임대회(WCGC)의 축구게임 ‘피파 2000’ 부문에서 우승한 이지훈씨(20).

이씨의 장기는 수비에서 단번에 공격으로 넘어가는 긴 패스, 앞으로 달려가면서 360도 회전하는 개인기, 그리고 슛을 날릴 때 골키퍼가 막기 힘든 각도 선정. 이씨는 국내 프로리그의 여름, 가을 대회를 연거푸 우승한 국내 1인자다.

“막상 외국선수들과 시합을 해보니 국내 예선전이 더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선 32강전에선 아마추어에게 한골 차로 간신히 이겼어요.”

외국선수들, 특히 독일과 중국 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났지만 우리나라처럼 프로 게임 대회가 없어서 그런지 실전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는 게 이씨의 말.

94년 피파시리즈가 나올 때부터 빠짐없이 구입해 즐기던 그가 프로 게이머로 나선 것은 국내에 ‘피파2000’ 대회가 열리기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한때 사흘 밤낮

게임에 몰두했던 적도 있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죠. 공부는 안하고 게임만 한다고…. 그러나 제가 국내대회에서 한두번 우승하고 또 세계대회 한국대표로 출전하게 되자 인정해주시기 시작했어요.”

이번 대회 우승 상금 2500만원 중 절반은 부모님께 드렸다. 나머지는 일단 저축해놓은 상태. 5월부터는 한국통신 프리텔의 전속 선수로 계약해 한달에 1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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