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이 'Off'를 만났을 때…닷컴기업들 현실과 '접속' 활발

  • 입력 2000년 8월 13일 18시 15분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의 경계를 뛰어넘으려는 인터넷기업(닷컴 기업)들의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주된 활동무대는 사이버 공간이지만 오프라인 공간에까지 진출, ‘회사알리기’와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이 생활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사이버공간만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거두기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

국내 인터넷 사용자수가 1500만명을 넘어서 외형적으로는 온라인의 영역이 거대해 보이지만 이들이 인터넷에 접속하는 빈도를 따져보면 네티즌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오프라인 공간을 외면하기는 곤란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별이 희미해진다”면서 “닷컴 기업이라고 해서 오프라인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도 느끼게 하자’〓대다수 인터넷 사이트들은 회원 가입을 권장하거나 의무화하고 있다. 회원이 자주 방문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면 포인트 부여 등으로 보답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인터넷 접속을 끊고 나면 다시 방문할 때까지 상당한 단절이 생긴다.

이러한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닷컴기업들은 ‘오프라인에서도 회원임을 느끼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닷컴 기업의 오프라인 진출은 △오프라인 커뮤니티공간 마련 △오프라인 잡지 창간 △제휴관계의 오프라인 매장 이용시 할인혜택 △제휴카드 발급 등의 모습으로 구체화된다.

PC통신 천리안은 최근 개장한 강남역사거리 타이존을 비롯해 동대문 두산타워, 삼성동 공항터미널 등에 오프라인 커뮤니티공간을 운영 중이다.

인터넷접속 기능을 갖춘 이곳은 휴게시설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서로 얼굴을 모르고 사이버공간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네티즌들의 오프라인 모임장소로 애용된다.

96년 강남역에 오프라인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한 유니텔은 5월 삼성동 아셈타워 지하에 메가포트를 개설, 회원들의 오프라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네이버는 테마파크 에버랜드에 300평 규모의 대형 게임존 ‘네이버플라자’를 5월 개장해 게임을 하는 이용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네이버 브랜드를 노출시키며 인지도 상승에 노력 중이다.

닷컴 기업의 또다른 오프라인 접점(接點)으로는 잡지 창간이 대표적.

여성포털사이트 우먼플러스를 운영하는 코스메틱랜드는 오프라인 잡지 ‘WP우플’을 창간, 잠재고객층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결과 온라인 쇼핑몰 매출을 30%가량 증가시킨 것으로 코스메틱랜드측은 분석한다.

이밖에 천리안은 잡지 ‘꼬께’와 ‘우먼넷’을 발간, 10대와 20대 여성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라이코스코리아도 인터넷전문월간지 ‘닷쯔’에 지분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매체 발간을 준비중이다.

라이코스코리아 관계자는 “오프라인 잡지 발간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면서 “웹사이트상의 다양한 콘텐츠와 각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소개해 독자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브랜드파워를 확보한 선두 기업들은 자사브랜드를 부착한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팀의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것처럼 자주 사이트를 방문하는 네티즌들이 이를 찾기 때문.

야후코리아는 6월말 의류전문업체 NSF와 손잡고 자사 로고를 사용한 의류와 모자 가방 등을 출시했으며 지난달말 문구 및 캐릭터업체 바른손과 계약을 체결해 곧 문구류와 팬시용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라이코스코리아와 네띠앙도 자사 브랜드제품을 판매할 오프라인 매장을 준비 중이다.

▽지나친 오프라인 의존은 금물〓‘닷컴기업의 오프라인 접점만들기’는 온라인에만 의존할 때보다 여러 면에서 효과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온라인의 장점을 퇴색시킬 정도로 오프라인에 집착할 경우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통 제조업체들도 생산비용 절감 등을 위해 조직을 e비즈니스화 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닷컴기업이 오프라인 접점에 집착한 나머지 속도와 저비용이라는 온라인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닷컴기업의 오프라인 활용은 어디까지 보조적인 수단”이라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지닌 각각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효과를 거두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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