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通통해 무료전화 쓴다…인터소프트폰,통신망 임대계약

  • 입력 2000년 5월 15일 19시 47분


국내 최대의 기간통신 사업자 한국통신(사장 이계철·李啓徹)이 한 무료전화 서비스사업자에게 보유 통신망을 내어주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화서비스가 모두 무료로 바뀌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무료전화서비스회사 인터소프트폰(사장 송호상·宋鎬相)은 최근 한국통신과 망사용 독점계약을 맺고 5월말경부터 무료전화 시험 서비스를 개시한다.

인터소프트폰(www.freetel21.com)은 우선 한국통신으로부터 3000회선을 빌려 수도권과 미국의 전화사용자를 대상으로 1개월 정도의 시범서비스를 한 뒤 7월1일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한국통신의 망을 이용해 2단계로 10월말부터 5대 광역시와 일본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소프트폰은 일단 회원으로 가입한 뒤 유료와 무료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동영상 광고를 봐주는 동안엔 무료로 통화할 수 있고 광고를 보지 않을 땐 요금을 내면 된다.유료로 사용한 요금은 업무협정에 따라 한국통신 전화요금 고지서에서 기타요금으로 구분해 정산해준다.

1월 하나로통신과 새롬기술, 4월 데이콤과 와우콜이 각각 제휴를 맺은 적이 있지만 시내외 전화를 거의 독점하고 있는 한국통신이 무료전화사업자와 직접 제휴를 맺은 것은 전화서비스의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일부 무료 전화서비스가 한국통신 회선망을 이용한다고 발표한 것은 전화회선망 임대사업을 하는 별정통신사업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회선을 이용하는 경우였다.

한국통신은 1월 새롬기술이 무료전화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무료전화서비스가 불법이라며 정통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는 등 적대적 태도를 견지해왔다.

한국통신의 무료서비스‘허락’은 음성통신 빅뱅의 신호탄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무료전화서비스는 음성전화를 시외·국제전화망 대신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고 있지만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이를 제한하는 조항이 없다. 무료전화가 널리보급되면 당장 요금인하 요구에 부닥치게 되기 때문에 유료서비스는 퇴출당할 수도 있다. 기존 전화회사가 이같은 변화를 달가와 할 리 없리 없지만 공짜라는 달콤한 꿀맛을 본 소비자의 구미를 바꿀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기간 통신업체들이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광고 수입을 올리거나 이를 유료로 제공하는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 쇼핑몰을 열어 이익을 남길 수도 있다. 한국통신이 최근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한 ‘한미르’가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네트워크를 임대해주고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그동안 투자해온 네트워크는 신규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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