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월드]리눅스 "아직도 윈도代打로 보이니?"

  • 입력 2000년 5월 14일 20시 07분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가들에게 “최고의 유행어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리눅스!”라고 입을 모을 것이다. 반응은 서울 벤처밸리에서도 마찬가지.

리눅스는 이제 더 이상 극소수 컴퓨터마니아만의 애호품이 아니다. 윈도의 대안쯤되는 컴퓨터 운영체제(OS)로 여겨서도 안된다.

▼싸고 이용 편해 급속 확산▼

지난해 처음 개인용컴퓨터(PC)용 리눅스가 등장하며 리눅스 대중화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고 이제는 정부까지 나서 리눅스 전성시대를 위한 힘찬 날갯짓을 하고 있다. 최근 국내 리눅스업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리눅스협의회(위원장 진대제)는 ‘한국 리눅스 메카 만들기’란 거창한 모토를 내걸고 PC용 리눅스 CD 100만장 무료 배포, 6월 글로벌 리눅스행사 개최, 리눅스 보급을 위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추진하겠다고 선포했다.

리눅스가 정보기술(IT) 전반에 가져다줄 변화의 물결을 소개한다.

▽왜 각광받을까〓리눅스는 다른 운영체제에 비해 엄청난 가격 경쟁력을 갖고 있다. 리눅스는 다른 OS를 이용한 시스템 구축 비용의 20%에 불과한 돈을 들여 필요 기능의 60∼70% 이상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소스가 공개된 것이기에 시스템 운영과 관련되어 비교적 간단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도 시스템 운영시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컴퓨터 사용환경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쉽게 꾸밀 수 있다.

▽활용 분야〓리눅스는 크게 3가지 분야에서 활용된다.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사용하는 서버, 이제 막 싹을 틔운 PC용 OS, 소형 정보기기용 임베디드(내장형 OS) 등이다.

이중 서버용은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새로운 서버용 OS분야에서 당초 윈도NT가 차지할 파이 중 절반을 리눅스가 먹어버릴 것”이라고 내다볼 만큼 전망이 좋다.

관련 전문업체로는 서버용을 시작으로 신제품 ‘와우리눅스’로 PC용 OS에까지 진출한 리눅스원, E메일 기반 메시징 기술개발회사인 쓰리알소프트, 리눅스 기반 전용서버 호스팅 서비스 사이트를 운영중인 웹데이터뱅크 등이 있다. 이들은 특히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세워지고 있는 대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에 들어설 서버 중 80% 가량이 비용절감을 위해 리눅스를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합심 '전성시대' 앞당겨▼

PC용 OS분야에서는 ‘미지리눅스’를 개발한 미지리서치, 앨릭스 등이 주도업체. 미지리서치는 6월 씨네티아정보통신 중국 PDSida 등과 함께 중국에 리눅스 전문합작법인인 ‘베이징 펭귄집단유한주식회사’ 설립계획을 발표했다. 리눅스용 응용프로그램 개발사인 한컴리눅스도 한글과컴퓨터의 중국 현지법인 ‘한소프트차이나’를 통해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임베디드 시스템은 각종 전자기기에서 PC의 일부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이 시스템은 각종 개인휴대단말기(PDA), 지리정보시스템(GPS), 의료 및 산업 원격조종장비 등에 적용되고 있다. 임베디드 기술은 앞으로 산업의 각 분야에서 필수 응용기술이 될 전망이다.

▼리눅스란?▼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OS 소프트웨어 중의 하나이다. 핀란드 헬싱키대 법학과 학생이었던 리누스 토발즈에 의해 개발됐다. 리눅스는 1991년 10월 인터넷을 통해 그 첫 번째 버전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사용되던 일반적인 상용 OS와 달리 리눅스는 자유와 공유의 정신을 바탕으로 해서 인터넷을 통한 세계인들의 우정과 협력에 의해 만들어졌다.

▼임베디드 시스템 활용시 전자기기도 인터넷기능▼

리눅스의 실제 위력은 임베디드 시스템에서 발휘된다. 이것을 잘 활용하면 어떤 장비에든 컴퓨터를 심어 넣을 수 있다. 즉 어디에서나 컴퓨터가 쓰이는 세상이 온다는 의미다.

한 예로 최근 가전업체들이 개발중인 인터넷 접속 가능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을 쉽게 만들 수 있다.

현재 각종 전자 제품을 인터넷에 접속시키려면 값비싼 전용 장비를 사용해야 하고 부피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

리눅스를 이용하면 시스템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윈도를 기반으로 만든 전용장비보다 크기는 10분의 1밖에 안되면서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임베디드 전문회사 리누딕스에서 개발한 ‘리눅스온칩’이라는 제품을 살펴보자. 3×7㎝로 명함보다 훨씬 작다. 그런데도 보안단말장치나 전자저울 자판기 복사기 원격의료장치를 인터넷에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 전기 가스 상수도 등의 원격검침, 모터 펌프 발전기 엘리베이터 등 산업기기의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이같은 임베디드 제품을 활용하면 홈페이지가 내장된 전자 기기를 만들 수 있다. 사용자는 전자 기기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기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제어할 수 있다. 비상 상태가 발생하면 조작자 또는 관련된 사람에게 즉시 E메일을 보내 조치할 수 있도록 해준다.세나테크놀로지도 인터넷에 접속해 산업현장 장비나 가정내 기기를 제어 관리할 수 있는 초소형 임베디드 웹서버 시스템을 내놓았다.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도 개인정보단말기(PDA)는 물론 디지털TV에 활용할 수 있는 임베디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이밖에 다산인터넷, 성지인터네트 등 벤처기업도 자동화 및 네트워크용 임베디드 시스템의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영태기자> 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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