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들, 쇼핑몰 입점업체 엄격 관리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19분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는 사절.’

광고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인터넷기업들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 차원에서 도입중인 사이버쇼핑몰을 예전에 비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반품 환불등 마찰 잦아▼

인터넷쇼핑몰에서 매출이 이루어지면 운영자가 해당 회사로부터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챙길 수 있어 대다수 인터넷기업이 ‘약방의 감초’격으로 선택하는 단골 메뉴.

이들 인터넷기업은 사이버쇼핑몰을 만들면서 제3자인 제조회사 및 유통업체를 입점시키는 바람에 입점업체에 대한 불만이 언제 어디서 ‘불똥’이 되어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사이버쇼핑에 불만이 있을 경우 ‘어느 회사 제품이냐’보다는 ‘어디에 위치한 쇼핑몰이냐’를 따진다”면서 “고객관리에 서투른 입점업체들이 적지 않아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름이 잘 알려진 모 인터넷기업은 지난달 쇼핑몰 입점업체 한 곳의 실수로 큰 고통을 겪었다. 표시된 상품 가격에서 끝자리 ‘0’이 하나 빠져 10% 수준의 가격으로 표기된 것. 이를 믿고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가 ‘당초 약속과 다르다’며 제기하는 항의를 입점업체 대신 감내해야 했다.

이처럼 입점업체가 배송지연 환불 반품 등에서 소비자와 마찰을 빚자 인터넷기업들이 직접 나서 체계적인 입점업체 관리에 매달리고 있다.

▼'3진 아웃제'로 퇴출도▼

지난달 중순 쇼핑몰을 오픈한 라이코스코리아(www.lycos.co.kr)는 경고 3번을 받은 입점업체를 퇴출시키는 ‘3진 아웃제’를 시행중이다. 또한 효과적인 입점업체 관리를 위해 입점업체수를 100개로 제한할 방침. 다음(www.daum.net)은 결제와 배송은 쇼핑몰 입점업체가 스스로 처리하도록 하고있지만 고객불만 사항은 다음이 직접 책임지는 방식을 도입했다.

네이버(www.naver.com)는 한걸음 더 나아가 개별 입점업체의 반품률과 환불률을 자동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난달말부터 갖춰 불량 입점업체에 대한 감시태세를 높였다. 네이버 김경화 과장은 “250여개 입점업체의 운영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5명의 전담직원을 배치했으며 고객만족도가 낮은 입점업체는 경고 및 퇴출조치로 다스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털서비스 야후코리아(www.kr.yahoo.comr)는 ‘사전 예방’과 ‘사후 극약처방’이라는 관리법을 도입했다. 일단 야후 쇼핑몰에서 물건을 판매하려면 재무제표를 비롯해 결제 및 배송시스템에 관한 상세 자료를 제출해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통상적으로 말썽이 적은’ 대기업 위주로 입점업체를 선정중.

▼전담직원 배치 실태점검▼

또 납득할 만한 고객불만이 적발되면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각서를 받아내고 두 번 지적되면 바로 퇴출시키는 한편 정부에서 정한 전자상거래 관련 규정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입점업체에 적용,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다음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고객이 인터넷쇼핑몰을 이용하다 불편을 겪어도 아무런 보상책이 마련돼 있지 않지만 불편 및 피해의 정도를 금전적으로 환산해 지급하는 새로운 기준을 곧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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