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별 사망원인-질병예방법]30대-스트레스, 40대-술

  • 입력 2000년 1월 12일 01시 59분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한 최영미의 시처럼, ‘운동보다도 운동가를, 술보다도 술마시는 분위기를 더 좋아했으나 지갑을 챙기고 제각기 신발을 찾아 신고 떠난’ 30대. 스트레스를 술과 함께 삼키고, 담배로 피워 날리며 ‘운동’을 기피하는 그들의 건강은 언제나 주황색. 언제 빨간 불로 바뀔지 모르는 신호를 보며 맹렬하게 달리는, 그러나 ‘살아 있는 게 되레 용한’ 그대 이름은 중년 샐러리맨.

최근 40대 의사가 보험에 가입한 지 19시간 만에 숨져 유족들이 보험금 10억 600만원을 받았다는 뉴스가 나와 주목을 끌었다. 통계청 최근 자료인 ‘98년 사망원인 통계’를 분석한 전문의들은 “이같은 일은 30대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왜?

◇30대…3년마다 종합건강진단◇

▼스트레스의 30대▼

본격적인 직장생활에 들어선 30대는 몸을 혹사하기 시작한다. ‘사상자’도 나오기 시작한다. 사망원인 1위는 교통사고. 그 다음이 자살, 간 질환,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의 순.

1∼5위 사망원인의 근본적인 원인은 술과 스트레스라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황인홍교수(가정의학과장)는 “이 시기 사망원인 1∼5위의 특징은 앓는 기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거나 술에 취한 채 걷다가 차에 들이 받히는 게 교통사고의 대부분을 차지. 그 밖에 간 질환,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등은 술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하거나 선천적으로 갖고 있던 발병 요인을 끌어내서 비롯된다. 이 밖에 문란한 성생활로 생기는 성병 B형간염 등도 30대 남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주요 인자라는 게 전문의들의 지적.

▼술의 40대▼

술의 폐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간경화 간암 등 간 질환이 사망원인 1위이며 그 다음이 교통사고, 자살, 간암, 심장질환 등0의 순이다. 20대에 시작한 음주가 그 ‘효력’을 발휘하는 시기. 고혈압 협심증 관상동맥질환 등 심장질환은 고지혈증 흡연 당뇨 고혈압 중 2개 이상을 갖고 있을 때 나타난다.

◇40대…술 삼가고 혈압 정밀체크◇

▼담배의 50대▼

간 질환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숨어 있는 담배의 해악이 모습을 드러낸다. 중풍 등 뇌혈관질환이 사망원인 2위로 떠오르며 생명을 빼앗지 않더라도 몸의 일부를 못쓰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운명의 60대▼

오랜기간 담배를 피운 결과 기관지 폐암이 사망원인 2위로 떠오른다. 뇌혈관질환과 위암 심장질환 간질환 등 그 동안 생활습관이 가져 온 질병의 위험속에서도 60대는 딱히 이에 대해 할 일이 없다. 생활습관을 바꾼다고 해도 이미 총알은 나를 향해 날아오는 중. 다만 위암 심장질환은 일찍 발견되면 치료가 쉬운 편….

▼대책은 없는가 ▼

▽30대=아직은 술의 공격을 감당할 수 있는 건강한 육체. 3년에 한 번은 종합건강진단을 받고 혈액검사 대변검사 흉부X선검사, 갑상선검사는 매년 받는 게 좋다.

◇50대…담배끊고 장내시경 해보도록◇

80%이상이 만성위염을 갖고 있으므로 35세부터는 매년 위내시경을 해서 위암 등 위장질환이 생겼는지 체크한다.

술은 계산하며 마신다. 하루 마시는 알코올의 양은 80㎎으로 제한하고 일주일에 2,3일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알코올 양은 ‘술의 양×농도’로 계산. 생맥주 500㏄(500㎎·4%)의 알코올 양은 500×0.04=20 . 일주일에 3회 이상 1시간씩 가벼운 운동을 하면 더욱 좋다.

▽40대=견딜 수 있는 음주량이 30대와는 또 다른 세대. 술에 내성이 생겨서 알코올 분해속도가 훨씬 빠르다. 웬만큼 마셔서는 취하지도 않는다. 술을 끊고 건강진단을 적어도 2년에 한 번 받는다. 45세에는 정밀 혈압진단을 받고 필요할 경우 혈압약을 먹는다.

◇60대…해마다 위-심장검사 받아야◇

▽50대=직장암 대장암의 위험이 커지므로 50세부터는 직장수지검사와 장내시경검사를 매년 받는다.

▽60대=이미 진행된 퇴화현상 때문에 각종 질환이 생길 가능성을 막을 길은 사실상 없다. 다만 지금이라도 담배를 끊어 사망원인 2위인 기관지 폐암이 생길 가능성을 줄이고 위암 심장질환을 일찍 발견, 치료하기 위해 위내시경검사와 심장검사를 매년 한다.

▽아무것도 실천할 자신이 없으면?=보험에 가입할 시기를 하루 빨리 앞당겨라.

(도움말=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황인홍교수 02-2224-2406,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변재준교수 02-3410-2449)

<나성엽기자> news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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