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교사, 버즘나무 해충 「방패벌레」 박멸 결실

  • 입력 1999년 9월 17일 18시 46분


서울시내 가로수의 70%를 차지하는 버즘나무(플라타너스) 잎을 누렇게 시들게 하는 방패벌레를 효과적으로 박멸하는 방법이 한 중학교 교사에 의해 개발됐다.

주인공은 경기 광주중 최춘규(崔春圭·52)교사. 최교사는 분무기로 살충제를 뿌리는 기존의 분무방법 대신 살충제를 주사로 직접 나무에 넣은 ‘수간 주사방식’을 개발했다.

서울 서초구가 올해 이 방식을 도입해 가로수와 공원수 1만여 그루를 대상으로 박멸효과를 시험한 결과 90% 이상의 방패벌레가 박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패벌레가 우리나라에서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95년부터. 당시 외국에서 유입된 방패벌레는 여름철에 3,4번씩 알을 까는 놀라운 번식력을 보이면서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졌다.

여름철만 되면 버즘나무 잎이 누렇게 시드는 것은 공해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 방패벌레 때문. 서울시내 각 구청은 이 신종 벌레를 없애기 위해 살충제를 대량 살포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교사는 “잎사귀의 수액을 빨아먹는 방패벌레의 특성에 착안해 나무에 주사로 직접 약을 집어넣고 실리콘으로 주사구멍을 막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고 말했다.

그는 96년 서초구 양재동 등의 일부 가로수와 공원수를 대상으로 수간 주사방법을 시험한 결과 대성공을 거뒀다.

최교사는 “수간 주사방식을 이용할 경우 약을 뿌리기 위해 길을 막을 필요가 없고 약이 길을 지나는 시민의 머리 위로 떨어지지도 않는다”며 “예산도 분무방식에 비해 40% 이상 절감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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