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제리양처럼…』대학가 벤처창업 열풍

  • 입력 1999년 5월 23일 19시 58분


서울대 신기술창업네트워크에서 세계적 벤처기업을 꿈꾸며 활동 중인 비드테크. 응용화학부 대학원생과 졸업생 5명이 실험실에서 만든 이 업체는 공장폐수에서 염료색깔을 없애는 신기술로 올해 1백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화학반응 후 원하는 물질을 간단히 걸러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기술로 2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97년 설립 당시 10여개에 불과했던 서울대 신기술창업네트워크 내 벤처기업은 대학가에 불어닥친 창업열풍과 함께 지금은 50개로 늘어났다.

‘첨단기술의 요람’으로 불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산업기술지원단에도 1백1개의 업체가 들어있다. 92년 창업해 동영상압축 기술로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린 교내 1호 벤처기업 다리비전은 올해 2백억원대의 매출을 목표로 질주하고 있다.

한국의 제리양을 꿈꾸며 대학생들이 벤처기업을 창업한 대학은 현재 50여개를 넘는다. 2∼3년 전만해도 1백개 안팎이던 업체는 어느새 1천여개로 늘어났으며 벤처 동아리도 75개가 활동 중이다. 올해말까지는 5백여 업체가 더 생겨날 전망. 업종도 정보통신이나 컴퓨터관련 기술분야에서 금속 기계 전자 환경분야까지 확산되는 추세.

대학가의 벤처창업 열풍은 이제 신드롬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대학생들이 IMF사태로 인한 최악의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창업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도 지난해 창업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실험실 창업’을 가능케 하고 창업과 기술개발 관련 지원금을 크게 늘렸다.

대학별로 운영되는 창업지원센터는 학생들의 벤처창업을 보다 손쉽게 해주고 있다. 창업공간을 무료로 확보할 수 있으며 컴퓨터와 통신시설도 무료로 사용한다. 무료 경영컨설팅을 받을 수 있으며 ‘자문변리사’를 통해 저렴한 값에 특허를 받을 수도 있다. 교수들의 ‘기술자문’도 벤처기업 열풍의 산파역을 했다는 평가.

〈박정훈기자〉hun3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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