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 주요 주주들, 외자유 치 갈등 표면화

  • 입력 1999년 2월 2일 19시 28분


시외 국제전화사업자인 데이콤의 외자유치를 둘러싸고 경영진과 삼성 LG 동양 등 주요 주주들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데이콤은 11일 열리는 이사회에 외자유치건과 PC통신 천리안의 분사(分社)문제를 주요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며 이 과정에서 주주들간 연합에 따라 데이콤 경영권의 향방이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콤은 지난해말 일본 최대의 통신업체인 NTT와 2억5천만달러(3천억원) 규모의 외자유치 협상을 마쳤다.

그러나 데이콤의 외자유치는 LG 동양 등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난관에 부닥쳤다. 여기에다 삼성과 동양이 최근 증시에서 경쟁적으로 데이콤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누가 데이콤의 주인이 될지’ 한치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편이다.

LG와 동양은 “데이콤의 부채비율이 200% 이하이고 국내 증시에서 데이콤 주가가 6만원대인데 NTT가 제시한 가격도 6만원선으로 외자유치에 따른 명분과 실익이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데이콤의 현 경영진이 NTT를 끌어들여 경영권 분산을 추진하고 있다며 “책임경영체제를 먼저 구축한 후 외자유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

그러나 동양의 경우 경영권 확보보다는 어디에든지 비싼 값에 데이콤 지분을 넘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끝까지 LG와 같은 보조를 취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비해 삼성은 외자유치에 적극적이다. 기아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조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해놓고 있는 삼성은 포철 가스공사 등 민영화대상 공기업과 데이콤 등 알짜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은 이들을 인수하지 않을 경우 재계 라이벌인 현대에 영원히 밀린다고 보고 이미 데이콤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정보통신부가 발목을 잡고 있는 ‘LG의 데이콤 지분 5% 제한’도 조만간 풀리고 이에 따라 지분을 많이 확보한 쪽으로 데이콤 경영권이 넘어갈 것이라는 판단. 따라서 당분간 NTT가 최대주주가 되어 LG의 데이콤 입성을 견제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반면 현대는 지난해 6.21% 달했던 데이콤 지분을 최근 4.86%로 줄여 데이콤 경영권엔 소극적인 입장. 외자유치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것.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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