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지역정보화의 중심 근거지로 변모하고 있다.
대학이 지역 주민과 교사 학생의 정보화 마인드를 높이는 각종 강좌를 운영하거나 지역 정보 센터로서 인터넷으로 주민에게 정보를 개방하고 각 분야의 지역 정보화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서울을 비롯해 각 지역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숭실대는 올해초부터 서울 동작구의 지역주민 학교교사 구청직원 경찰서직원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컴퓨터 및 인터넷교육을 펴왔다.
지난 여름에는 동작구청에 안내판을 붙여 이것을 보고 찾아온 지역 주민 1백50명에게 「정보의 바다」 인터넷의 진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캠퍼스 부근의 초중고교 교사들도 여름방학 때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 「넷맹」의 설움에서 벗어났다.
동작구청 직원들은 세차례 교육을 받아 이제 인터넷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동작구청 서상영기획예산담당관(32)은 『완벽하게 배우지는 못했지만 말로만 듣던 인터넷을 대학교에 가서 직접 두드려보고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며 『PC통신으로 구정(區政)을 홍보하고 앞으로 인터넷 도입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숭실대는 동작 관악지역의 종합유선방송국들과 협력해 11월부터 케이블TV로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 컴퓨터교육을 시작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 여름방학 때 「엄마와 함께 컴퓨터를」이란 이색적인 정보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학교 부근의 대광초등학교(보문동)와 숭례초등학교(종암동)에 「엄마와 어린이가 손잡고 대학으로 컴퓨터를 배우러 오라」는 초청장을 보낸 것. 서른 세 가족이 참여해 5일간 이 대학 정보전산원에서 다정하게 컴퓨터를 배우며 삼복더위를 잊었다.
백두권 고려대정보전산원장(컴퓨터학과 교수)은 『컴퓨터의 원리와 역사를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실습실에서 컴퓨터를 마음껏 만져볼 수 있게 했더니 어머니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며 『앞으로 방학 때마다 이런 프로그램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방은 서울보다 대학에 대한 정보화 의존도가 더 심하다. 공공기관 기업연구소의 정보화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학이 지역정보화의 중심지가 될 수밖에 없는 형편.
동아대는 부산지역 중소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 PC통신 등 8개 과목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뒤떨어진 이 지역 기업정보화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전남대는 광주 전남지역 초중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야간 멀티미디어강좌를 열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3,4개월 동안 실습 위주로 1백44시간 교육을 실시하는데 등록금은 30만∼40만원.이 학교는 전자계산소가 중심이 되어 지역특산품개발 관광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의 지역정보화를 선도하고 있다.
대전 한남대는 학내정보망을 지역정보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이 대학의 도서관에 들어가 마음껏 자료를 검색할 수 있도록 대학이 보유한 각종 정보를 지역주민에게 개방한다는 것.
숭실대 오해석부총장은 『인터넷시대를 맞아 질좋은 인프라와 인력을 보유한 대학이 지역정보화의 중심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학도 지역주민들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앞으로 지역정보화 프로그램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학진기자〉